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샌코 Dec 13. 2022

윤띠띠와 신나는 미술 여행

요즘 물펜 색칠북이라고 파는 게 있다.

하얀 종이에 물을 묻히면 숨겨진 그림이 드러나는 신기한 책이다.

어제 윤띠띠(4세, 아들)와 물펜 색칠북 놀이를 했는데

그의 시각으로 고전 미술을 재해석하는 대화가 즐거웠어서 몇 개 기록해 본다. 




"어, 이건. 추운데 숲에서 이불을 덮고 자는 사람들이야.

근데 왜 밖에서 이불을 덮고 자고 있지?"


구스타프 클림트 <숲에서 노숙하는 사람들>

'꽃으로 된 이불'이라고도 했다




"아줌마야."

"그런데 눈썹이 없네?"

"그건, 화가 잔뜩 나서 다 빠진 거야."


레오나르도 다 빈치 <화가 잔뜩 난 아줌마>

'옷을 다 벗고 바구니에 들어 갔어' 라고도 했다.




"이건, 형이야."

"그러면 이건 뭐야?"

"이거는. 파란 팬티야."


요하네르 페르메이르 <파란 팬티를 뒤집어 쓴 형>

나중에 '언니 같아'라고 정정했다




"아저씨들이야."

"뭐하고 있는데?"

"청소하고 있는 거야."


장-프랑수아 밀레 <청소부>

몇 차례 다시 물었으나, '청소하는 아저씨'로 확고했다




"얘는 친구야."

"밑에 있는 아이는?"

"얘도 친구야."

"그럼 위에는?"

"친구라고 했잖아."

"키가 더 큰데?"

"그러면, 엄마 친구야."


오귀스트 르누아르 <엄마 친구와 그냥 친구>

엄마의 친구인지 엄마같은 친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으아-! 괴물이다!"

"아름답게 춤을 추는데?"

"으아-! 춤추는 괴물이다!"


에드가 드가 <춤추는 괴물>

뒤에 불이 난 것처럼 보였던 거 같다




작가의 이전글 침대는 과학이 아닙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