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릉호
한창 예쁜 카페를 찾아 카페투어를 하던 시절이 있었다. 가족과 친구와 지인들과 예쁜 카페를 찾아 시간을 보내고 맛있는 디저트도 먹으면서 힐링을 하곤 했는데, 일을 시작하고나서부터는 아무래도 스타벅스나 매머드등 프랜차이즈 카페를 주로 이용하고 주말에도 딱히 카페를 찾아가거나 했던 적이 많지는 않았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힐링의 시간이 필요했다. 널찍한 카페에서 강이나 바다나 호수 같은 물이 내려다 보이는 그런 곳에 가서 맛있는 커피를 홀짝이며 책도 보고 글도 쓰고 싶은 기분이 강하게 들었다.
그래서 열심히 서치하여 찾아간 곳은 바로 공릉호가 내려다 보이는 대형 카페, 모쿠슈라 2호 점이다.
모쿠슈라 1호점은 파주 헤이리마을에 있다. 꽤 핫한 카페라 늘 사람이 많고 주말에 가면 자리도 없었던 걸로 기억난다. 이 날은 꼭 물을 바라보고 싶었는데 마침 2호점이 공릉호가 내려다 보인다 하여 급히 노트북과 책을 한 권 들고 바로 차에 시동을 걸었다.
모쿠슈라 프렌치카페에 도착하자마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단 카페 규모가 압도적이었다. 모쿠슈라 프렌치카페라는 이름이 잘 어울릴 정도로 외국에 와 있는 느낌이 충만했다. 외관도 예뻤고 넓은 주차장도 구비가 되어 있어 불편한 점은 없었다.
그러나... 인기 있는 카페들이 그렇듯 자리 잡는데 한참 걸렸다. 그래도 우연히 예쁜 공릉호가 내려다 보이는 창가 자리에 앉았다. 커피와 빵 몇 개를 주문하고 가지고 온 책을 보았다, 바깥 풍경을 보았다를 반복했다. 호수 위에 반짝반짝 비치는 윤슬이 너무 아름다워 눈을 뗄 수 없었다. 날이 맑아 하늘도 파랗고 저녁즈음 갔더니 해지는 노을까지 볼 수 있었다. 나에게 오늘은 정말 힐링 그 자체였다. 가지고 온 책도 완독 할 수 있었고, 맛있는 커피와 빵 그리고 예쁜 뷰를 만끽하며 취미활동까지 할 수 있었던 완벽한 하루였다.
한 번씩 이렇게 힐링이 필요한 날이 있다. 지난 발행글에서처럼 집에서 충전기를 꽂아 놓듯 푹 쉬어야 하는 힐링이 있는가 하면, 오늘처럼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힐링을 하는 날도 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힐링을 하거나 혹은 친한 친구들을 만나 수다를 떨며 힐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오늘의 힐링 스팟은 예쁜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카페였다. 모쿠슈라 프렌치카페! 공릉호 주변을 산책할 수 있는 산책도로 있고 카페 1층에는 작지만 잔디밭이 있어 아이들과 놀기도 좋아 보였다. 날씨만 따뜻하다면 1층 벤치에 앉아 공릉호를 바라보며 커피 한 잔 하고 싶었다. 다음에는 아들도 함께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급히 찾아온 카페인데 생각 이상으로 만족스러웠다.
파주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다면 가족이나 연인, 친구들과 함께 오기 좋은 카페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