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서점
23.11.30
요즘 독립 서점에 부쩍 관심이 많아졌다. 책방 사장님의 취향이 고스란히 담긴 개인 취향의 책방들을 구경하고 예쁜 카페를 투어하듯 나는 독립 서점 투어가 하고 싶어졌다.
친구에게 이 얘기를 하자 우리 동네 근처에도 한 군데 있다며 알려준 독립 서점이 바로 <빈빈 책방>이었다.
책방 내부는 아늑하고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방문 날짜가 11월 말이라 그런지 연말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커다랗고 예쁜 트리와 작은 소품들이 크리스마스와 함께 연말이 다가 왔음을 알려 주고 있었다.
빈빈책방 출판사에서 운영하는 작은 동네 책방.
여기 빈빈책방에서는 한 달에 한 번씩 <그림책 수다>라는 독서 모임이 있다. 주제가 그림책이다보니 아들과 함께 참여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아들이 2시간동안 얌전히 참여가 가능할까 의문이 들지만... 평소에 독서 모임이라는 것이 궁금했던터라 위치가 가깝기도하고 책도 그림책이라 그런지 좀 더 친근한 느낌이 들어 참여 욕구가 더욱 샘솟았다.
가운데 큰 테이블과 사이드에 의자 몇개가 놓여져 있었는데 책을 잠시 읽다가 가도 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중간중간 어떤 책들에는 포스트잍으로 책에 대한 코멘트가 적혀 있었다. 혼자 조용히 책방을 둘러 보면서 짧은 코멘트를 읽어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였다. 또 독립 서점에 방문할 때 꼭 책을 한 두권씩 구매하는 편인데, 어떤 책을 데려올지 결정하는데 작은 포스트잍이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것 저것 궁금한 것이 많아서 자꾸 책장 뒷편 사무 공간에서 일하고 계신 직원 분을 불러낸 것 같은데 바쁘신 와중에도 친절히 내 질문에 대답을 해 주셨다. 포스트잍에 글이 따뜻하게 느껴졌는데, 역시 따뜻한 분이 쓴 글은 그 글도 따뜻한가 보다. 위에 사진에서 왼쪽의 책은 집에 데려오기로 결정을 했고 오른쪽의 책은 집에 가서 '버블 패밀리'라는 영화를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영화를 본 후, 못다한 이야기인 저 책을 구매해 읽어 봐야겠다.
고심 끝에 데려온 두 권의 책이다. '맥주로 빚은 턴테이블'은 이미 다 읽었고,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는 현재 읽고 있는 책이다. '맥주로 밎은 턴테이블' 같은 경우에는 교보문고에 가서 책을 골랐다면 아마 구매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 같은 책이다. 독립 서점이었기에 좀 더 눈길이 갔고 아까 위에서 말했듯 붙어있던 작은 포스트잍의 큰 역할이 이런 것이다.
30분 남짓 머물렀던 책방에서의 시간은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두 달 전에 가 본 서점의 기억을 더듬어 이제서야 글로 남겨 보지만, 그 시간의 잔상들과 책방에서 내가 떠올렸던 생각들은 확실하게 내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처음' 이라서 더 그럴지도 모른다. 책을 좋아하다 보니 점점 더 취향이라는 것이 확고해졌고, 그러다 보니 독립 서점에 대해 알고 싶어졌고, 이때 처음으로 가 본 첫 독립 서점이었기 때문에 말이다.
앞으로도 종종 시간이 날 때 독립 서점을 방문해 보고 싶어졌고, 그 곳을 나만의 방식으로 글로 남겨 보고 싶어졌다. 재밌는 취미가 하나 생긴 것 같아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