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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긍정 May 12. 2024

나랑 별 보러 가지 않을래?

어린이 천문대, 조경철 천문대


 요즘 부쩍 관심이 많아진 우주다.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고 우주와 물리학에 대해 궁금한 게 많아져 과학 유튜브를 구독해 보거나 책을 사서 읽고 있는 중이다.


그러던 중, 아들을 데리고 몇 달 전 미리 예매를 해 둔 어린이 천문대와 지인의 추천으로 화천에 조경철 천문대에 다녀왔다.






 이날은 날씨가 정말 좋았다. 하늘이 맑아서 뭐든 볼 수 있을 것 같아 잔뜩 기대에 부풀었다. 우리는 일산 어린이 천문대에서 '가족과 함께 하는 우주여행'이라는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이 프로그램은 직접 별을 보기 전, 1시간 정도 강의를 듣고 옥상에 올라가 30분가량 별을 본 뒤, 다시 강의실로 내려와 30분 정도 만들기를 하는 2시간 코스의 프로그램이다.

 

 아직 어린 친구들이 많이 신청하는 것 같은데 1시간의 강의는 조금 길게 느껴졌다. 오히려 부모님들이 더 귀 기울여 듣고 재미있어하는 분위기였다.

 

 별을 보러 올라가서는 역시나 많은 별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일산은 아무래도 도심이기 때문에 강원도 쪽에 천문대를 가면 더 많은 별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하지만 하늘이 워낙에 맑아 충분히 많은 별을 볼 수 있었고, 예쁜 달과 살짝 오렌지 빛을 띠는 목성까지 관측을 할 수 있었다. 앞서 강의 시간에 들었던 계절별 별자리를 하늘을 보면서 다시 한번 설명을 들었고, 봄철에 관측할 수 있는 별들을 실제 나의 눈에 담을 수 있었다. 아이들은 너무 즐거워했다. 마지막으로는 망원경으로 보는 달을 가족당 한 장씩 찍어주시고 다시 강의실로 내려왔다.

 

 만들기는 어렵지 않았다. 거의 완제품에 가까운 계절별 별자리표를 각자 만들어 보고 기념품으로 가져가는 것으로 이 프로그램은 끝이 났다.


                                                                                     목성
망원경으로 찍은 달                                                                                          







 어린이날을 맞이하야 다시 한번 천문대를 찾기로 했다. 인터스텔라를 보고 우주에 푹 빠진 것은 나뿐만이 아니라, 우리 아들도 마찬가지였다.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이 내가 보던 인터스텔라를 옆에서 함께 보더니 이것저것 궁금한 것이 많았나 보다. 특히 우주와 블랙홀에 대한 호기심이 컸다. 어린이날을 맞아 우리는 지인에게 추천받았던 조경철 천문대에 가보기로 했다.


 예약을 따로 하지 않아도 되고 입장료도 굉장히 저렴했다. 어른 3,000원, 아이는 1,000원이었다.

화천군이지만 포천과 굉장히 인접해 있어 포천에 유명한 백운계곡과 맞닿아 있는 곳이었다. 날이 더워 백운계곡 근처에서 밥도 먹고 계곡에서 시원한 시간을 보낸 후, 8시 즈음 조경철 천문대로 향했다. 혹시 몰라 전화로 문의를 했었는데, 다음 날 비소식이 있어 밤이 되면 구름이 많이 낄 것으로 예상 돼, 별을 보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먼 길 오는 분들은 당일 날씨뿐 아니라, 다음 날의 날씨까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 김에 인증샷도 한 장 찍고, '팜플렛이라도 한 장 가져 가자!'라는 심정으로 일단 가 보았는데 천문대에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관측을 하는 시간은 정해져 있었고 우리는 8시 타임으로 3층 옥상에서 줄을 서서 입장했다. 어린이 천문대와 마찬가지로 레이저로 하늘을 쏴 주시면서 별자리나 별에 대한 설명과 함께 별과 별자리를 관측했고, 천체 망원경으로 몇 개의 별을 볼 수 있었다. 구름이 낀 관계로 달과 가장 밝은 별인 시리우스 별은 보지 못했다. 확실히 조금 더 도심에서 멀고 또 높은 곳에서 하늘을 보다 보니 별은 정말 많이 보였다. 내 두 눈으로 하늘에서 북두칠성을 실제로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아무래도 아들보다 내가 더 신이 났던 것 같다.


 다시 2층으로 내려와 반쯤 누울 수 있는 의자에 앉아 돔형으로 되어 있는 천장을 보며 별자리에 대한 영상을 시청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린아이들도 흥미롭게 볼 수 있게 만들어 주신 것 같아 20분가량의 시간이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1층에는 조경철 박사님의 전시관이 마련되어 있어 가볍게 둘러보고 나왔다.



 



 영화 인터스텔라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이다. 우리 가족 모두에게 찾아온 우주에 대한 호기심. 궁금한 것은 못 참는 터라 책과 유튜브를 찾아보았지만, 그래도 만족되지 못하는 부분을 천문대에 찾아가 별을 보는 것으로 나름 해소했다. 어른인 우리 부부에게도 그리고 초등학생인 아이에게도 모두에게 유익한 시간이었다.


 우리 가족의 공통된 취미가 생겨 상당히 기쁘다. 앞으로도 종종 우리는 별을 관측하러 떠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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