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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긍정 Jun 01. 2024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일상 속 작은 것들

소확행


 최근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조금은 노잼 일상을 보내고 있는 나를 들여다보다, 과연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일상 속 작은 것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깨끗한 집. 퇴근하고 집에 딱 들어 선 그 순간! 깨끗하고 정돈이 잘 되어 있는 집을 마주하면 자동으로 입꼬리가 올라간다. 마룻바닥에서는 살짝 광이 비치고, 쓸데없는 물건들이 너저분하게 널브러져 있지 않은 깔끔한 거실. 손을 씻고 옷을 갈아입으러 방에 들어갔을 때, 예쁘게 정리되어 있는 이불. 이런 것들이 나의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어 주는 나만의 행복이다. 이래서 '기분이 우울하면 이불 정리부터 시작해라.'라는 말도 있나 싶다.


 BGM. 그런 날 있지 않나? 내가 선곡한 음악이 오늘의 날씨와 상황과 딱 떨어지는 그런 날. 물론 이건 얼마든지 내가 만들 수 있다.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길엔 경쾌하고 신나는 음악을, 비가 추적추적 오는 날엔 비와 관련된 음악을 들으면 딱 맞는 BGM을 선곡할 수도 있겠다. 겨우 손가락 터치 몇 번으로 뚝딱 만들어 낼 수 있는 행복.


 신호등. 운전하는 사람들은 알 거다. 여러 신호를 한 번도 걸리지 않고 지나왔을 때의 그 쾌감을. 걸을 때도 마찬가지다. 내가 지나는 신호 신호마다 초록불로 딱 맞게 바뀌어 줬을 때의 소소한 기쁨. 게다가 나처럼 성격 급한 사람들은 더욱 이런 것에서도 작게나마 행복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어려서부터 나는 맑은 하늘을 보면 울다가도 울음을 그쳤다. 어른이 되고 나서도 아무리 힘든 일이 있고 우울한 날이어도 날씨가 맑으면 어느 정도 그 기분이 해소가 되는 것을 느꼈다. 며칠 전, 하늘과 구름이 너무 맑고 예뻤는데, SNS 들어가 보니 모든 사람들이 하늘 사진 하나 정도는 업로드했던 날이 있었다. 나도 입가에 미소를 머금으며 여러 장의 하늘을 찍었던 날이다.


 

사실 이 외에도 작은 행복은 곳곳에 널려 있고 너무나도 많이 있다.


 출근 버스를 기다리지 않고 바로 탔을 때, 카페에서 산 커피의 첫 한 모금이 오늘따라 너무도 맛있을 때, 화장이 잘 먹었을 때, 쾌변을 했을 때 등등. 셀 수가 없을 정도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런 행복들은 쉽게 지나치고 잊어버리게 되는 것 같다.





 하고 싶은 게 늘 많고 도파민 중독에 빠져있는 나에게 오늘은, 꼭 필요했던 시간이다. 아무도 없는 고요한 집에서 밖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목소리, 새소리, 새로 산 LP의 음악과 함께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일상 속 작은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본 이 시간 또한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시간은 금이다!'를 외치며 뭐라도 하려는 하루 말고, 소소하게 아이를 케어하고 피곤에 지쳐 잠드는 그런 하루도 소중한 시간이다.

 

 노잼 일상이라고 해서 기운 빠질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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