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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긍정 Jul 23. 2024

끝이 정해져 있는 퇴사

계약 만료


 2년의 계약이 끝이 났다. 나의 스펙으로는 과분한 회사였지만 내가 하고자 하는 분야와는 너무나도 멀었기에 일적인 부분에서 이곳에 잔류하지 못한 것에 아쉬운 점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이별은 늘 어렵다. 2년이라는 시간은 사람들과 정을 나누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팀원들과 워낙에도 잘 지냈고 마지막까지 나의 앞날을 함께 걱정해 주시고 다음 스텝을 응원해 주시는 분들로 가득해, 만약 이 회사에 자리를 마련해 준다고 하면 남고 싶은 마음마저 잠시 잠깐 들고 말았다.


 잔잔한 호수의 물결 같던, 우여곡절도 말도 탈도 없던 나의 을지로의 출근은 이제 끝났지만 조금 쉬면서 찬찬히 앞으로의 일들을 계획하고 탄탄히 준비하는 일이 이제 나의 중요 임무다. 마지막 퇴근에 많은 분들이 함께 일어나 배웅을 해 주신 것에 마음이 뭉클해져 이 감정을 어딘가에 꼭 남기고 싶었다. 이날 잔상의 여운이 꽤나 오래갈 것 같다. 다른 회사에 가서도 이 사람들이 준 에너지는 나에게 좋은 자양분이 될 것 같다. 무려 7년 만에 다시 일을 시작한 나에게는 너무 좋은 기회였고 다시 사회생활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들게 해 준 발판이었다. 회사에 나의 이 글을 읽을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나와 함께 일을 했던 모든 분들께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그나저나,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 기다리고 있다. 치앙마이로 떠날 준비를 해야 한다. 퇴사 후 바로 이틀 뒤에 떠나는 치앙마이 한 달 살기! 아무 준비도 안돼 있지만 일단, 짐부터 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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