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자는 내가 외출하는 것을 아는 것 같다. 나갈 때만 되면 나를 쫓아다니거나 굳이 다리에 앉아있겠다고 떼를 쓴다. 유자가 내 다리에 앉아 쉴 때면 무릇 집사들이 그렇듯 얼굴 찐빵 만들기, 토끼귀 만들기, 털 거꾸로 쓸어내리기 등의 행동을 하는데도 유자는 자리를 지킨다. 유자랑 노는 아침 시간이 길어질수록 나약한 마음이 들어 집을 나서기가 힘들어진다. 그래서 유자는 허락하지 않았지만 유자 손 사진을 한 장 찍어서 배경화면으로 설정해놓았다.
고양이의 분홍 젤리는 아주 말랑하고 부드러운데 젤리를 만지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고양이들의 젤리는 아주 예민하여 누군가가 만지면 질색팔색하기 때문이다. 젤리를 만지다가 맞는 일도 다반사다. 하지만 착한 솜이와 유자는 젤리를 만지는 것을 허락해주곤 하는데, 나의 여린 부분을 내어주는 사랑이라니 고양이는 보이는 것 보다 크고 용감한 생명체다.
당신은 따봉 유자에게서 힘을 받았어요!
이런 솜이와 유자의 응원을 받아 한동안 출근을 잘해냈다. 시험을 관둔 이래로 무엇하나 진득하게 해본 것이 없었던 것 같은데, 아이들이 내게 기운을 나누어주고 있다고 생각하면 아침에 일을 하러 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 조금 더 힘을 내서 살 수 있었다. 그러니 오늘도 아이들의 사랑으로 하루를 잘 보내야겠다.
당신은 뒹굴뒹굴 솜이의 사랑을 받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