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의 산책

한약

by 윤슬

#한약

나이는 그냥 헛으로 먹는 건 아니다.

더불어 사는 세상 속에 다양한 사람들 간의 관계의 경험,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이겨내고 인내해야 하는 경험, 나에게 주어진 역할들의 경험 속에서

버텨내고 지금의 위치에 서 있는 나이


버텨내느라 용썼던

몸도 마음을 잠시 바라보라고

여기저기 신호를 보낸다.


산을 오를 때 끝까지 오를 수 있는 것은

잠시 바위자락 걸터앉아 호흡을 고르고 물 한잔을 마실 쉼이 있었기에 끝까지 오를 수 있는 것이다.

삶의 여정 또한 쉼이 있어야 또 삶의 무게를 견디며 잘 살아내지 않을까?

더 잘 살아내기 위해

몸과 마음을 돌보라고 '쉼'이 주어지는 것이다.

심기일전해서 다시 삶을 리셋해서 살아가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사람마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보는 시점은 다르다.

40대 초반에 일찍 찾아온 완경기로 고생한 친구,

갑자기 큰 병으로 2년 동안 치료를 받으며 몸과 마음을 쉬어야 했던 지인을 보면

나이가 모든 고통의 원인으로 일축할 수는 없지만

나이로 인해 몸과 마음의 변화의 시기가 오는 것 맞다.


하지만

나 또한 변화의 시기를 지나가고 있었음에도

몸과 마음을 살피지 못했다.


몸과 마음을 쓰는 일이

어느 날 힘에 부칠 때 가벼이 여기지 않고

나를 한 번 정성스럽게 바라보고

돌봐야 될 때라고 말하고 싶다.


지금 현재 나는

휴대폰 고속충전하듯

충전이 시급하여

한약을 한제 먹기 시작했다.

약의 효용성에 대한 신뢰는 아직 없다.

하지만

일상이 불가능한 고통에

내 발로 직접 병원을 찾아가서

한약도 짓고 침도 맞으며

나이통증을 극복하려고 발버둥 치고 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 이런 것일까?


오늘도 한 포 먹고 플라시보효과를 기대해 본다.

아이고 머리야


#나이통증

#나이 탓 말고

#내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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