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틀하신 할아버지,
부드러운 언어를 지니신 할머니,
고운 어머니와 잘생긴 손자까지.
훈훈한 가족이 문을 열고 들어왔습니다.
낯이 익은 젊은이.
기억을 더듬던 차리보는, 얼마 전 과정로로 이사 온 그 청년임을 떠올려냈습니다.
오늘은 할아버지, 할머니, 어머니를 모시고 온 것이었습니다.
“정말 좋아 보이십니다.”
리보가 진심을 담아 이야기를 전하니 진심을 담은 이야기로 화답하는 가족들!
커피 향기와 함께 포근함으로 공간을 채워갔습니다.
윤슬,가득한집의 거실(?)은 아름다운 풍경이 되었습니다.
가족이 서로를 바라보며 웃고,
말 사이사이에 온기가 스며드는 장면.
그 모습을 바라보는 차리보의 입꼬리도 조용히 따라 올라갔습니다.
윤슬,가득한집이 있는 과정로 91번 길은 점점 새로워집니다.
골목에서 인사를 나누고,
안부가 길어지다 보니
짧은 골목이 이상하게도 길어집니다.
어느새 제 손목 수술 소식이 동네에 퍼졌는지
어르신들이 먼저 물으십니다. “손목은 괜찮나?”
"네~"하며 보호대를 찬 손을 보여드리니
걱정 어린 눈빛과 다정한 당부가 따라옵니다.
그 눈빛과 당부는 마음에 상처에 새살이 돋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골목 시작하는 곳 수입상품가게 사장님은 사장님처럼 예쁜 딸기를 들고 오셔서
"노나 먹아야 더 맛있지~"하십니다.
이웃 선생님은 음향과 컴퓨터에 박식한 리보에게 질문을 하고 배우고 가시기도 합니다.
먹거리를 들고 와 손님들과 나누라 건네는 마음,
잠시 들러 이야기를 풀어놓고 가는 사람들,
골목을 지키는 언니야들의 환한 인사.
과정로 91번 길은 단순한 주소이상이 되어갑니다.
우리 부부가 사는 오르막 토곡로에도 마구 자랑하고 싶은 이웃들이 있습니다.
가득한 이웃과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두 집을 오가며 살아가는 우리는 어느새 깨닫습니다.
우리는 두 집 살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두 동네의 온기를 누리는 사람이라는 것을.
두 집의 이야기를 소유한 우리는 이야기 부자입니다.
비가 내리는 금요일 아침,
우리가 사는 두 곳의 집의 골목이 빗물로 청소하는 날이 되겠네요.
오늘도 우리가 사는 골목을 지나는 분들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을 기도로 올려봅니다.
보너스)
윤슬,가득한집을 좋아하는 동네 댕댕이 봄이예요.
산책길에 지나다가 멈추고 꼭 들어와 커피냄새 맡고 리보의 손길에 행복해하는 봄이랍니다.
봄아! 네 표정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그리고 늘 좋아해주어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