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윤슬
사실 남편이 커피집을 운영한다는 것이
아직도 신기하고, 가끔은 믿기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의 장점을 좋아해 주는 분들이
단골손님으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중저음 톤으로 “어서 오세요” 하고 인사합니다.
메뉴를 고민하는 분들께는 차분하게 안내합니다.
그의 트레이드마크, 8시 20분 방향을 가리키는 선한 눈빛과 푸근한 곰돌이 같은 이미지를 좋아해 주시는 동네 어르신들도 많습니다.
인사 잘하는 남편을 참 많이 아껴주십니다.
손님들이 돌아가실 때 종종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아유… 제가 별말을 다 했네요.
너무 말이 많았죠?”
그럴 때마다 그는 손사래를 치며 말합니다.
“아닙니다. 잘 들었습니다.
좋은 이야기 감사합니다.”
마음을 열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귀를 먼저 여는 사람. 그의 그런 모습이 참 좋습니다.
커피를 직접 볶는 과정을 지켜보며 늘 감탄합니다.
500그램씩 로스팅을 하는데 생두를 고르는 일부터 시작해 로스팅 전 선별 작업, 그리고 로스팅의 모든 과정에 들어가는 품과 시간을 생각하면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
어느 날 남편과 비슷한 연배의 손님이 오셔서 커피를 주문하셨습니다.
커피를 천천히 음미하시더니 로스팅 상태와 커핑 노트를 말씀하시더랍니다.
알고 보니 오랜 시간 커피집을 운영하시다 지금은 은퇴하신 사장님이었습니다.
오래 머무시며 남편과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실 끝자락에 공간에 도착해 훈훈한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시며 그분이 한마디 하셨습니다.
“정말 맛있는 커피 잘 마시고 갑니다.
그런데 제 이야기만 너무 많이 했네요. 허허.”
그의 성실함과 환대, 그리고 경청이 그를 그 자리에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갑니다.
그가 그 자리에 있어 찾아오는 이들과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하루하루 채워갑니다.
어젯밤에도 그는 새벽까지 로스팅을 했습니다.
커피콩이 가진 맛이 잘 드러나도록 정성을 다해 볶은 원두 꾸러미를 들고
오늘도 윤슬, 가득한집으로 출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