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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onshun Feb 18. 2016

클래식을 위한 일본어

23. 威風堂々[いふうどうど]

威風堂々[いふうどうど] 또는 威風堂々行進曲[こうしんきょく]

영국인 작곡가 엘가(Sir Edward William Elgar, 1857~1934)의 대표곡

'Pomp and Circumstance'를 한자어로 번역한 제목입니다. 


우리는 대개 '위풍당당 행진곡' 이라고 부르지만,

일본에서는 威風堂々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충분할 정도로 

인지도가 높은 음악이자 제목입니다. 


정확한 본래 제목은

Pomp and Circumstance Military Marches Op.39 입니다.

19세기 유럽의 제국주의 움직임과 더불어 번성했던 

군악대 형식을 도입한 오케스트라 음악으로, 

엄밀히 말하면 클래식 음악 전통의 맥락에서 살짝 벗어나 있는 장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1901년부터 1907년 사이에 작곡된 1번~4번과, 

1930년에 완성된 5번까지 총 다섯 곡으로 구성된 모음곡이었는데,

최근 엘가의 유작으로 알려지는 6번째 곡이 발견되어 추가되었습니다. 

6번째 곡은 지난 2006년에 BBC Proms에서 초연되었습니다. 


Proms의 객석 모습 


Proms는 영국 본토 뿐 아니라 

이른바 Commonwealth of Nations이라고 불리는 

영국연방(英國聯邦) 전체의 축제이기도 합니다.  


엘가의 음악은 이 축제의 주제곡과도 같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제목의 기원은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1564~1616)가 남긴

영국의 대표적인 고전 "오셀로(Othello, 1602)" 3막 3장에 나오는 대사

"Pride, pomp and circumstance" 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사전적 의미에 따르면 "명예, 허식, 위대함"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텐데, 

일본의 셰익스피어 번역자인 츠보후치 쇼요(坪内逍遥, 1859~1935)는  

같은 구절을 "誉れも、飾りも、立派さも" 라고 번역했습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친숙한 威風堂々이라는 번역 제목은 

사실상 재해석된 의역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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