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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onshun Dec 24. 2015

클래식을 위한 일본어

2. 第九[だいく]

일본에서는 베토벤의 심포니 9번 (Sinfonie Nr. 9 d-moll op. 125)을 

'第九'라고 간단하게 표현합니다.

한글 표기로 옮기면 '다이쿠'가 됩니다.


일본인이라면,

별다른 부연설명 없이도

누구나 알아듣는 고유 명칭입니다.


あのオーケストラは今年の第九をしました。

그 오케스트라는 올해도 베토벤 심포니 9번을 연주했습니다.


일본과 第九의 인연은 1차대전 시기로 거슬러 갑니다.

당시 일본 토쿠시마 현의 '반도포로수용소板東俘虜収容所'에는

일본군 포로가 되었던 5천명 가까이 되는 독일군 중 약 1천여 명이 수용되어 있었다고 하는데,

이곳에 수용된 독일군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가  

1917년에서 1919년 사이에 100회 이상의 음악회를 열었고,

이 때 연주되었던 베토벤 9번 심포니는 일본에서 열린 ' 第九'의 '初演'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983년부터 매년 12월마다

오사카성 홀에서는 1万人の第九라는 대규모 음악회가 열립니다.

일반인 관객들도 '다이쿠'의 합창단으로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입니다.

1만명의 일본인들이 독일어 가사로 베토벤의 음악을 합창하는 장면은,

근대 일본의 베토벤 전통이 얼마나 뿌리깊은지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입니다.  


참고영상☞ サントリー1万人の第九 (2014년 12월 7일)


오사카에 거점을 두고 있는 대기업 산토리(Suntory)에서

오랜 기간 단독 협찬을 해 왔던 데에서

행사의 타이틀에 'サントリー'가 붙습니다.

현재는 다른 협찬사들이 더해지면서

산토리는 특별협찬사로 격상되었습니다.


일본에서는 연말이 되면 NHK교향악단의 공연을 비롯해

'第九'를 연주하는 음악회가 다수 열리고,

관련 특집 방송이나 기획 기사, 연구 논문, 관련 서적 등도 다양합니다.

유럽 전역에서보다 일본 국내에서의  '第九' 연주 횟수가 훨씬 많을 것이라는 속설이 있을 정도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연말마다

베토벤의 9번 심포니를 포함해 구성하는 음악회 사례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독일 본 대학 출신의 음악학 박사 ニコレ・ケンプケン 은

반도 포로수용소에서의 '다이쿠' 연주에 관한 기록을 정리했습니다.

ニコレ・ケンプケン , "「第九」と日本 出会いの歴史: 板東ドイツ人俘虜収容所の演奏会と文化活動の記録",  彩流社, 2011.



일본의 전통있는 음악 전문 출판사 音楽之友社는

지난 2011년 창립 70년을 기념하는 기획으로

"音楽の友" 2011년 12월호에서

"日本人と《第九》"라는 제목의 특집을 게재했습니다.   

말 그대로 일본인과 '다이쿠'의 오랜 전통을 엿볼 수 있는 내용들이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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