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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onshun Feb 05. 2016

클래식을 위한 일본어

16. 魔弾の射手[まだんのしゃしゅ]

지난 번 다루었던 '悲愴'에 이어서

유명 작품의 제목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魔弾の射手"는

프리드리히 킨트(Friedrich Kind, 1768~1843)의 대본에

카를 마리아 폰 베버(Carl Maria von Weber, 1786~1826)가 곡을 붙인,

3막으로 구성된 오페라 작품입니다.


베버 탄생 200주년 기념 우표


우리나라에서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마탄의 사수'라는 제목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한자를 생략하고 한글로만 표기하게 되면  

'마탄'을 '말을 탄' 것으로 오해하거나,

심지어는 '射手[しゃしゅ]' 우리말 음독이 같은 '死守[ししゅ]'로 잘못 이해하는 경우도 있는 듯 합니다.


원작의 제목은 "Der Freischütz"로,

frei- (자유로운, 대담한) + Schütze (활 쏘는 사람, 사격수)의 합성어입니다.

영어로는 'Marksman' 또는 'The Freeshooter' 등으로 번역됩니다.


별자리 중에서 11월 23일~12월 21일 사이에 해당하는

'궁수자리' 또는 '사수자리'의 독일어 명칭도  Schütze 입니다.


魔弾の射手에서

Schütze에 해당하는 부분이 射手이고,

魔弾은 frei-를 강렬하게 의역한 표현인 듯 합니다.


같은 곡의 제목을 중국에서는 '自由射手'라고 합니다.

frei-의 의미를 그대로 살렸다는 점에에서는, 중국어 번역이 더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마(魔)라는 글자를 우리는 다소 흉흉한 맥락에서 사용하곤 하지만,

일본에서는 신비스럽거나 마법적인 영역에 이르기까지

좀 더 폭넓은 의미로 활용됩니다.


토마스 만의 대표작 Der Zauberberg(1924)를  "魔の山[まのやま]"

모차르트의 음악극  Die Zauberflöte(1791)를 "魔笛[まてき]" 라고 하듯이,

영어로는 Magic에 해당하는 독일어 'Zauber'가

일본어의 맥락에서는 ""라는 한 글자로 해석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말 또는 한자어로 번역되어 있는

서양음악의 제목을 접하게 될 때는

이처럼 원래 제목과 함께

다른 언어에서는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를 비교해 본다면

음악을 이해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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