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魔弾の射手[まだんのしゃしゅ]
지난 번 다루었던 '悲愴'에 이어서
유명 작품의 제목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魔弾の射手"는
프리드리히 킨트(Friedrich Kind, 1768~1843)의 대본에
카를 마리아 폰 베버(Carl Maria von Weber, 1786~1826)가 곡을 붙인,
3막으로 구성된 오페라 작품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마탄의 사수'라는 제목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한자를 생략하고 한글로만 표기하게 되면
'마탄'을 '말을 탄' 것으로 오해하거나,
심지어는 '射手[しゃしゅ]'를 우리말 음독이 같은 '死守[ししゅ]'로 잘못 이해하는 경우도 있는 듯 합니다.
원작의 제목은 "Der Freischütz"로,
frei- (자유로운, 대담한) + Schütze (활 쏘는 사람, 사격수)의 합성어입니다.
영어로는 'Marksman' 또는 'The Freeshooter' 등으로 번역됩니다.
별자리 중에서 11월 23일~12월 21일 사이에 해당하는
'궁수자리' 또는 '사수자리'의 독일어 명칭도 Schütze 입니다.
魔弾の射手에서
Schütze에 해당하는 부분이 射手이고,
魔弾은 frei-를 강렬하게 의역한 표현인 듯 합니다.
같은 곡의 제목을 중국에서는 '自由射手'라고 합니다.
frei-의 의미를 그대로 살렸다는 점에에서는, 중국어 번역이 더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마(魔)라는 글자를 우리는 다소 흉흉한 맥락에서 사용하곤 하지만,
일본에서는 신비스럽거나 마법적인 영역에 이르기까지
좀 더 폭넓은 의미로 활용됩니다.
토마스 만의 대표작 Der Zauberberg(1924)를 "魔の山[まのやま]"
모차르트의 음악극 Die Zauberflöte(1791)를 "魔笛[まてき]" 라고 하듯이,
영어로는 Magic에 해당하는 독일어 'Zauber'가
일본어의 맥락에서는 "魔"라는 한 글자로 해석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말 또는 한자어로 번역되어 있는
서양음악의 제목을 접하게 될 때는
이처럼 원래 제목과 함께
다른 언어에서는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를 비교해 본다면
음악을 이해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