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런 코플랜드와 레너드 번스타인
Aaron Copland, "What to Listen for in Music"(음악에서 무엇을 들어낼 것인가), 1939(paperback, 2009).
Leonard Bernstein,
“The Infinite Variety of Music”, 1966(Kindle Edition, 2007).
뉴욕 시티 출신의 애런 코플런드(Aaron Copland, 1900-1990)는 20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작곡가이자 지휘자였고, 젊은 시절 파리에서 유학한 이후 1920년대 후반부터는 여러 해에 걸쳐 맨해튼의 뉴스쿨(The New School for Social Research)에서 유럽 클래식 음악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음악에서 무엇을 들어낼 것인가”는 이 때의 강의내용 중 일부를 정리한 결과물이다. 유럽 음악에 관련된 많은 정보를 얻기 어려웠던 20세기 전반기 당시 미국에서 그의 강연은 중요한 자료로 여겨졌고, 오늘날까지도 지속적으로 새로운 형태를 갖추어 출간되고 있다.
코플런드와 거의 같은 시대를 살며 교류했던 레너드 번스타인(Leonard Bernstein, 1918-1990)은 매사추세츠 출신으로 보스턴과 필라델피아에서 학업을 마친 후 1940년대부터 맨해튼에 정착했다. 소소한 창작과 연주활동을 하던 중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화려하게 데뷔했고, 맨해튼 배경의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1957)“ 작곡으로 활동의 폭을 더욱 넓혔다. 그는 이미 1940년대 말부터 텔레비전을 통해 연주나 강연을 선보인 음악가의 첫 세대이기도 하다. “음악의 무한한 다양성“의 일부에도 그의 텔레비전 방송 출연 원고를 재구성한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다.
두 사람은 모두 동유럽계 유태인 이민 가정에서 태어나 20세기 미국 음악사의 기반을 다지는 역할을 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들이 미국의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한 음악 강연들에서는 ’미국인‘으로서 유럽 전통의 음악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할지 모색하려는 시도들을 틈틈이 엿볼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들의 음악사 인식이 근본적으로 ‘유럽중심적’이며, 20세기 이전에 미국 대륙에 존재했던 음악들에는 관심을 거의 기울이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미국음악의 토대를 이루는 기본 정서를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전통 노래에서 찾고 있는 조셉 호로위츠(Joseph Horowitz, 1948~)는 미국 음악사에서 "과거없음(pastlessness)"이 마치 기정사실인 것처럼 통용되기 시작한 배경에, 코플런드와 번스타인이 일관했던 세계관이 적지 않게 작용했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