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시대 독일어권 청중들이 듣던 베토벤 음악
Mark Evan Bonds, "Music as Thought: Listening to the Symphony in the Age of Beethoven", 2009.
Mark Evan Bonds, "Ludwig van Beethoven: A Very Short Introduction", 2022.
서양음악사에서 가사나 표제 없이 ‘소리’로만 구성된 기악음악이 본격적으로 무게를 얻기 시작한 것은 19세기에 접어들면서부터이다. 미국인 음악학자 마크 에반 본즈는 1991년 출간된 “말없는 수사법“(Wordless Rhetoric: Musical Form and the Metaphor of the Oration)을 비롯해 지난 수십년 간 기악음악의 역사적 위상과 해석에 관해 꾸준히 주목해 왔다.
“사상으로서의 음악”(또는 “마치 사상과도 같은 음악?”)에서는 베토벤 시대의 청중들이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감상’과는 아주 다른 방식으로 음악을 듣고 있었음을 당시의 여러 기록들을 바탕으로 해설한다. (당연히, 음반이라는 녹음 매체도 존재하지 않던 시절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저자는 특히 심포니의 전성기가 독일어권 민족주의가 고조되는 시점과 일치한다는 데 주목하고, 당대의 철학자와 비평가들이 심포니로 대표되는 기악음악에 ‘언어’ 또는 ‘사상’으로서의 가치를 부여했음을 제시한다. 이런 배경에서 그들에게 음악 듣기란 곧 ’생각‘의 과정이었고, 공동체의 표현이었다.
‘베토벤 시대의 심포니 청취’라는 이 책의 부제목은, 바로 같은 저자의 VSI 시리즈 “루트비히 반 베토벤”의 바탕을 이루는 전제이기도 하다. 베토벤의 음악은 어떻게 독일 민족주의라는 테두리에 머무르지 않고, 모든 인류의 보편 사상처럼 확산될 수 있었을까. 한때 해당 시대의 악기나 연주 기법들을 복원하는 ‘원전연주’가 흔했던 것처럼, 저자는 같은 방식을 청취 영역에서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라 제안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현대의 오르페우스‘가 된 베토벤을 만나게 되고, 그 신화를 이룬 핵심이 바로 음악이라는 힘('the power of music', p.115)이었음을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