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초 뉴욕의 이탈리아인 스타 지휘자

미국의 클래식 음악 수용과 토스카니니

by yoonshun

Joseph Horowitz, “Understanding Toscanini”, 1987. (paperback, 1994.)


Harvey Sachs, “Toscanini”, 1978.


토스카니니(Arturo Toscanini, 1867-1957)는 20세기 전반기 활약한 이탈리아 출신 지휘자이지만, 메트로폴리탄 오페라(1908-1915), 뉴욕필하모닉(1926-1936), NBC심포니(1937-1954)에 이르기까지 그의 명성과 영향력이 정점을 이루었던 도시는 다름아닌 뉴욕이었고, 방송과 음반, 잡지와 같은 대중 매체의 초창기이기도 했던 이 시기, 미국에서 유럽 전통의 클래식 음악과 오케스트라가 수용-확산되는 과정에서 사실상의 리더 역할을 했던 상징적 인물이기도 하다. “이전의 어떤 지휘자도 달성하지 못했던 명성”을 얻었다며 그를 추모하는 1957년 1월 16일자 <뉴욕타임즈> 1면의 부고 기사 역시 그의 존재감을 뒷받침한다.


뉴욕시티 출신의 음악 연구자이자 기획자로 20세기 미국의 관점에서 ‘클래식 음악’을 탐구해 온 조셉 호로위츠(Joseph Horowitz, 1948-)는 1900년대 후반 미국의 클래식 음악이 ‘소비’되는 방식의 기원으로 ‘미국의 토스카니니’를 추적하며, “그를 이해하는 과정은 곧 미국 클래식 음악의 현재를 이해하는 단서가 된다”고 주장한다. 한중일의 동아시아에 비하면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문화충격도 덜했을법한 미국이지만, 그들의 클래식 음악 수용 과정 역시 ‘외래 문화’의 이식이라는 점에서, (집필 시기가 1980년대임을 감안하더라도) 오늘날의 한국에서도 상당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는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호로위츠는 또한 토스카니니가 대중매체를 통한 ‘숭배cult’와 ‘감상’의 대상이 된 첫 세대 지휘자로, 유럽식 ‘고급highbrow문화’를 거부하는 미국인 특유의 정서와 맞물리며, 카라얀이나 번스타인, 파바로티와 같은 후속 세대로 이어지는 클래식 음악계 ’중간문화midcult’의 상징이 되었다고 해석한다. 특히 마흔 이전까지의 이탈리아 시절을 비중있게 다룬 초반부를 비롯해 한 ’인물’로서 그의 생애를 써 내려간 하비 작스의 1978년작 “토스카니니 전기”와는 전혀 다른 맥락의 ‘보고서’라는 점에서 눈여겨 봐야 할 부분들이 적지 않다.


(호로위츠가 ‘뉴욕의 말러’를 주인공 삼아 2023년 출간한 픽션 “The Marriage: The Mahlers in New York”의 토대를 이루는 기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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