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슬럼독 밀리어네어)>_비카스 스와루프
아이들과 QT를 하던 중 가난하고 약한 이들에게 사랑을 나누라는 말씀으로 꽤 긴 나눔을 했다.
하루는 남편이 저녁 늦게 퇴근하며 치킨 한 마리를 사서 경비 아저씨께 드렸는데, 그 직전까지 남편 마음속에 무수한 갈등이 있었다고 했다. 불쾌하게 여기면 어떡하지, 치킨 냄새 때문에 다른 입주민들이 불평해 오히려 곤란하게 만드는 건 아닌가 등등. 막상 치킨을 받아 든 경비 아저씨는 몹시 놀라고 의아해하는 표정이었고, 잠시 후 다른 볼일로 내려와 보니 다른 경비 아저씨들과 사이좋게 치킨을 나눠 먹는 모습을 발견하고 기뻤다고 했다.
“경비 주제에 치킨 처먹고 있냐?”라고 하며 경비원을 갑질 폭행한 사건이 떠올라, 치킨 한 마리 나눔 하는 일도 쉽지 않고 섬세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그 외 많은 나눔이 있었는데, 아이들의 한 마디가 가슴에 찔렸다.
“우리가 가난한 사람들 보고 도와주려고 하면 엄마가 못하게 했잖아.”
아이들과 함께 걷다 어쩌다 홈리스나 거지들과 마주치면 나도 모르게 아이들의 손목을 잡아끌며 돌아보지도 못하게 하고 그 자리를 속히 떠난 적이 많았다. (물론 내 머릿속에도 복잡한 고민들이 있다고 변명하고 싶지만)
인도 사람도 아니면서, 이미 나는
“주변의 고통과 불행을 보면서도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 고매한 능력”을 갖게 된 게 아닐까.
"존재 자체가 불법인 사람"
"똥을 누려해도 길게 줄을 서야 하는” 사람
그들도 만지면 따뜻한 ‘사람’이란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는데
“가장 충격적인 것은” 역시 “무관심”이다.
아니 “무관심”으로 이끄는, 근거 없는 아니 누군가에 의해 고안된 ‘두려움’ 일 것이다.
존재 자체가 불법인 사람이 한 치라도 더 차지하려고 몸싸움을 하고, 똥을 누려 해도 길게 줄을 서야 하는, 가난에 찌든 도시 변두리에 산다면 경찰에 끌려가는 것이 피할 수 없는 운명일지도 모른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무관심이었다. 누구도 진심으로 남을 걱정하지 않았다.
우리 인도 사람은 주변의 고통과 불행을 보면서도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 고매한 능력을 갖고 있단 말이다.
양쪽 모두 앞면이군요. 그렇습니다. 그게 내 행운의 동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