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gwood - Pure Darjeeling
아침 빵집에서 내 코를 강하게 유혹한 건 케이크의 달콤한 향기가 아니라 고소한 기름 냄새였다. 그 고소한 냄새가 하필 크로켓이 담긴 선반에서 흘러나온 것이 문제였다. 빵집에서 겨우 크로켓 하나를 사 오는데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마침내 하나를 사들고 돌아왔다.
크로켓에는 아픈 추억이 담겨 있다.
지금의 나와는 달리 요리 솜씨가 좋았던 엄마는 집에서 솜씨를 발휘해 이것저것 만들어 주고는 했는데, 딱 한 번 실패한 음식이 바로 크로켓이었다. 평소에 기름기 많은 음식을 즐기는 편이 아니었지만, 식성이 좋은 내가 음식이 맛이 없어 못 먹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도대체 그날 엄마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간이 맞지 않아서인지 느끼하기만 한 크로켓을 한 입 베어 물고 삼키지 못한 채 엄마를 바라보았다. 내 반응을 기다리며 잔뜩 기대에 차 있던 엄마의 얼굴이 시간이 흐르자 점점 무섭게 변해갔다. 엄마는 맛있다는 말은커녕 크로켓 한 조각을 삼키지 못하고 있는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힘들게 만들어준 크로켓을 남겼다가는 큰일이 나겠지. 크로켓을 삼킬 때마다 먹은 것을 다시 게우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했다. 몹시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나는 겨우 크로켓 하나를 다 먹을 수 있었다.
그 뒤로 엄마는 다시는 크로켓을 만들지 않았고, 나는 크로켓이라면 입에도 대지 않고 살아왔다.
사람은 참 ‘죽어도' 변하지 않는 존재이기도 하지만, 참으로 우습게 휙 돌변하기도 하는 존재인 모양이다.
20년 이상 입에도 대지 않던 크로켓이 갑자기 먹고 싶다니.
약간 씁쓸한 맛이 오히려 산뜻한 Wedgwood의 Pure Darjeeling을 홀짝이며 크로켓 하나를 꼭꼭 씹는다. 어쩌면 아주 오래된 기억 하나를 끄집어내어 오물거리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