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끼만 건너뛰어도 하늘이 노래지는데

밥은 먹었니? - 백이무

by 윤소희

밥은 먹었니?


-백이무


원산에서 온 꽃제비가 인사한다.

‘오늘, 밥 먹었니?...'


그러면 인차 고개를 갸우뚱

나는 잠간 생각해본다


정말 오늘 밥을 먹었나 안 먹었나

궁리하며 머리를 굴리다가


아참 그렇지 무릎을 탁-치며

어줍게 뒤수더기를 긁적거린다


아침에 소똥무지에서 주은 옥수수씨 한 알

그걸 얼른 고소하게 내가 먹었지


“응-, 그래 먹었다!"

나는 한결 밝게 기분 좋게 대답했다...




꽃제비.jpg Source: 네이버 블로그

탈북자의 시집에서 언젠가 베껴놓은 시 한 편이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라는 책을 들먹이지 않아도, 전 세계적으로 아직도 어마어마한 숫자의 사람들이 굶주리고 있다. 우리가 그냥 먹기 싫다는 이유로 수많은 양의 음식을 버리고 있는 이 순간에도. 그것이 미안해 음식을 잘 안 남기려고 노력은 하지만, 음식물 쓰레기를 제로로 만드는 데는 늘 실패한다.


나는 이제 한 끼만 건너뛰어도 하늘이 노래지고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고통을 느끼는데, 아직도 먹을 것이 없어 흙을 주워 먹고 소똥 무지를 뒤지는 누군가를 생각하면 미안하다. 우간다로, 가나로, 페루로... 매달 후원금 얼마 보내는 걸로 정말 내 할 일을 다하고 있는 걸까.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아직 아침 먹을 시간이 되지도 않았는데 꼬르륵하는 소리가 뱃속에서 난다. 주책없는 그 소리를 듣고 있자니 아무도 없는데 얼굴이 벌게진다. 세계 기아를 걱정한다면서 내 몸은 아직 밥때도 되지 않았는데 밥을 달라고 아우성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