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고 듬직한 그럼에도 따뜻한

teapigs - earl grey strong

by 윤소희

비가 부슬부슬. 바람이 많이 불지 않았는데도 미세먼지가 사라졌다.

창문을 활짝 여니 습기를 머금었으나 시원한 바람이 답답했던 가슴속으로 스며든다.

내가 보지 못했을 뿐, 바람은 불고 있었다.


친구가 사다 준 샌드위치를 그냥 earl grey로는 부족하다 싶어 earl grey strong과 함께 먹었다.

무기력하게 누워 있는 나 자신을 깨워 줄 뭔가가 필요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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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pigs - earl grey strong


teapigs의 earl grey strong은 스트롱한 아쌈, 르완다에 섬세한 실론과 다즐링이 섞인 베이스에 베르가못 향이 더해진 earl grey로, earl grey (그레이 백작) 보다는 duke grey (그레이 공작)라 불려야 하지 않을까, 라는 teapigs의 말.


한 모금 마시는데 튼튼하고 두터운 고목의 둥치를 끌어안은 듯했다.

강하고 듬직한 그럼에도 따뜻한.

스트레이트와 밀크티 모두 맛있게 마셨지만, 스트레이트로 마실 때 좀 더 이 차의 ‘attitude’를 느낄 수 있었던 듯.


불어오는 바람에도 붙들 수 있는 커다란 나무 둥치.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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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고 듬직한 그럼에도 따뜻한 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