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rel capek - Holy milk tea
눈이나 바람이 없어도, 심지어 더운 여름에도 몸과 마음이 얼어붙을 때가 있다.
크리스마스 티로 나왔던 Karel capek의 Holy milk tea를 따끈하게 끓여 마시자 얼었던 몸도, 마음도 녹아내린다.
달콤한 바닐라 향이나, 입안에 감겨드는 부드러운 감촉, 내 목구멍을 따라 따끈한 밀크티가 내려갈 때 쪼르르 온기가 흘러들어 가는 그 느낌.
그리고 그 순간 내가 느꼈던 훈훈함과 안도감 등은 카메라 렌즈가 아무리 좋아도 담아낼 수 없다.
사진을 보다 보면 피상적인 것에 집중하게 되네. 그래서 빛과 그림자의 놀이 같이 사물들의 윤곽을 통해서 어렴풋이 보이는 숨겨진 인생의 묘미를 보지 못하게 되는 거지. 아무리 날카로운 렌즈를 가졌다고 하더라도, 누구도 그것을 담아낼 수 없어. 느끼는 대로 그것을 더듬더듬 찾아가는 거지….
-카프카
애초에 불가능한 걸 알면서도 모든 걸 사진으로 담아 보려고 애쓰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우습게도 책을 내고 들었던 가장 많은 비평이 프로필 사진이 실물보다 안 예쁘다는 것이었다.
글과 무관한 비평인데도 들으면서 괜히 아팠다. 그러고 보니 방송을 할 때도 비슷한 말을 많이 들었다.
사람들은 이상화된 이미지, 즉 자기 모습이 제일 잘 나온 사진을 좋아한다. 그래서 실제 모습보다 더 매력적이게 사진이 나오지 않으면, 왠지 질책이라도 당한 느낌을 갖는다.
-수전 손택 <사진에 관하여> 중
사진으로는 담을 수 없는 것들이 여전히 많은데.
찻잔을 들고 다시 한번 향기에 취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