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것은 거짓말에 불과했다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아고타 크리스토프

by 윤소희

평생 같은 책을 두 번 읽는 일은 손에 꼽을 정도인데, 10여 년 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읽었다.

두 번, 세 번 읽을 때 처음 읽었을 때 보지 못한 것들을 발견하는 기쁨이 있다는 걸 분명 잘 알고 있음에도 세상에 읽고 싶은 책들이 너무 많다. 다시 읽는 건 ‘좀 더 늙은 후에’ 하며 자꾸 미루게 된다.

이런 내가 다시 읽도록 끌어당기는 책은 특별한 매력이 있는 책임은 분명하다.


헝가리 작가 아고타 크리스토프가 발표한 <The Notebook> <The Proof> <The Third Lie> 3부작 연작소설

원제목보다 한국에서 출판된 책의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이란 제목이 개인적으로는 더 마음에 든다.


소설을 쓴다는 건

전 존재를 드러내며 세 가지쯤 거짓말을 섞는 것이 아니라

'이 모든 것은 거짓말에 불과했다’ 말하지만

그 안에 숨겨진 세 가지쯤의 진실을 찾아주길 바라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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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고타 크리스토프 /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모든 인간은 한 권의 책을 쓰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걸,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걸. 독창적인 책이건, 보잘것없는 책이건, 그야 무슨 상관이 있겠어. 하지만 아무것도 쓰지 않는 사람은 영원히 잊힐 걸세.


이 모든 것은 거짓말에 불과했다. 내가 이 도시에서 할머니 집에 살 때, 분명히 나 혼자였고, 참을 수 없는 외로움 때문에 둘, 즉 내 형제와 나라는 우리를 상상해왔음을 나는 잘 알고 있다.


“쓰는 행위를 정신분석과 같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은 하나의 작품을 완성했을 때 거기에 행복이 기다리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그것은 하나의 속임수이다. 쓰면 쓸수록 병은 더 깊어진다. 쓴다는 것은 자살 행위이다. 나는 쓰는 것 이외에는 흥미가 없다. 나는 작품이 출판되지 못하더라도 계속 쓸 것이다. 쓰지 않으면 살아 있을 이유가 없다. 쓰지 않으면 따분하다.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