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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희 Aug 18. 2020

알로하, 생명의 숨결을 함께 나누는

<알로하, 나의 엄마들> - 이금이

몇 년 전 <너도 하늘말나리야>를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서 알게 된 작가 이금이. 

아동청소년 소설을 쓰는 작가인데, 성인본 소설이 나왔기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백여 년 전 일제 강점기 시대 하와이 이민 1세대 재외동포와 결혼한 세 여성의 이야기다. 사진 한 장에 운명을 걸고 낯선 땅 하와이에 발을 디딘 열여덟 살 처녀들. 낯선 땅에서 서로를 보듬으며 서로에게 새로운 가족이 되어 한 생을 버티는 여인들. 



마침 작년 여름 한 달 동안 머물며 보았던 하와이의 아름다운 풍광이 세 여인이 처한 지옥 같은 상황과 오버랩되어 묘한 통증이 느껴졌다. 부모 형제 등 원가족으로부터의 완전한 고립, 거짓 정보로 사기당한 결혼, 가난과 끝없는 노동, 인종차별, 먼 땅에서도 겪어야 하는 나라 없는 설움, 독립운동단체의 분열… 특히 이승만과 박용만으로 노선이 갈라지며 하와이 작은 동포 사회에서도 서로를 따돌리고 린치를 가하는 모습은 현재의 분열된 우리나라 모습과 전혀 다를 게 없어 읽는 내내 마음이 씁쓸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지옥 속에서도 서로에게 곁을 내주며 서로를 보듬는 세 여인이 삶을 살아나가는 방식이 감동을 주었고, 그 속에서 희망을 볼 수 있었다.  


<알로하, 나의 엄마들> - 이금이


알로하.  

하와이에 가보기 전에는 그저 ‘안녕’이라는 인사말인 줄만 알았지만, 이제는 안다. 그 짧은 말 안에 세상의 모든 비밀이 담겨 있다는 것을. 사랑과 평화, 겸손과 인내, 친절과 연합 등 인간답게 삶을 살아낼 모든 비밀이 들어있다는 것을. 



Alo - 함께 나눈다 

Ha - 생명의 숨결 

알로하, 곧 생명의 숨결을 함께 나누는 것. 


2019년 여름 하와이 풍경 (오아후와 빅 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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