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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희 Aug 26. 2020

나는 환자가 아니에요, 매우 예민할 뿐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 전홍진

저자는 우울증을 주로 진료하는 정신과 의사다.  


남편만 보면 화가 나는 여자, 건강 염려증, 비행기 탑승 공포증, 관종, 시험 앞두고 설사하는 사람, 자해, 트라우마 등 다양한 진료, 상담 사례들을 들여다볼 수 있다. 하지만 책 제목처럼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2016년도 정신질환 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사람 4명 중 1명 이상은 정신적인 문제를 경험한 적이 있고 심각하게 우울하거나 불안해 생활에 지장을 받는 사람이 7명 중 1명 이상이나 됩니다. 다만 매우 예민한 사람이 어느 정도나 되는지에 대해 전국적으로 진행된 연구는 아직 없습니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우울, 불안 등 정신적인 문제를 겪고 호소하고 있지만, 그중 ‘매우 예민한 사람’이 어느 정도나 되는지는 알 수 없다. 이 책은 다양한 정신적인 문제를 다뤘으나, 특별히 ‘매우 예민한 사람’들에 대해 다뤘거나 또 그들을 위한 책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책 제목을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고 지은 의도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  


"정신건강의학과에 온 이들 대부분이 자신은 환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 그래서 검사를 하지만, 그들은 대체로 검사 결과를 신뢰하지 못한다.  
놀라운 점은 이들에게 “예민한 것 같다”라고 하면 대부분 동의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책 제목을 ‘정신건강의학과 환자들을 위한 책’이라고 하면 아무도 사지 않을 걸 알았던 것이다. 대신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집어 들 것도.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 전홍진


(혹시 예민한 사람들, 민감한 사람들에 관심이 있다면, 일레인 N. 아론의 <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이나 롤프 젤린의 <예민함이라는 무기>를 추천) 


롤프 젤린의 <예민함이라는 무기> / 일레인 N. 아론의 <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

https://brunch.co.kr/@yoonsohee0316/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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