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단지 민감할 뿐이에요!

<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 -  일레인 N. 아론

자연스럽게 스며들지 못하고 말없이 겉도는 내 아이를 가리키며, 누가 묻지 않아도 변명하기 급급했다. 

“애가 좀 숫기가 없어요.” 

“애가 절 닮아 그런지 내성적이네요.” 

아이가 학교에 처음 들어갔을 때, 혼자 외톨이가 되지는 않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다가 학교에서 같은 반 아이 엄마를 만났다. 

누가 묻지도 않았는데, 나는 “우리 애가 숫기가 없어서요.” 하며 죄라도 지은 듯 움츠러들었다. 

그때 미국 아이였던 걸로 기억되는 그 아이 엄마가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닌가. 

My son is very sensitive.
(우리 아들은 아주 민감해요.) 

숫기 없다, 내성적이다… 

이런 말 뒤에 얼마나 많이 숨어 왔던가. 

마치 내게 무슨 문제가 있는 것처럼 움츠러들며 ‘부디 비난하지 말고 넘어가 달라’고 얼마나 간절히 바랐던가. 

초등학교 시절 매일 있는 청소 시간마다 공중을 부유하는 먼지 입자들이 하나하나 눈에 선명하게 들어와 숨이 막히곤 했다. 

사람이 많은 곳이나 시청각적 자극이 많은 곳에 가면 늘 피곤했기에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했다. 

그리고 말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냥 알아지는 것들이 있었다. 

이 모든 것들 때문에 늘 내가 어딘가 이상하거나 잘못되었다고 느끼며 괴로워했다. 

우리는 단지 민감할 뿐이에요! 

이렇게 말할 수 있었다면, 조금은 더 평온한 삶을 살지 않았을까.

<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 -  일레인 N. 아론

민감성이 내향성 (일부 매우 민감함 사람들에게 해당되지만 전부는 아닌), 두려움, 억압 (주로 고통스러운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문제), 또는 숫기 없음 (역시 일부 매우 민감한 사람에게 해당되지만 전부는 아닌)과 구분되어야 하는 기본적인 특성이라고 설명

‘매우 민감한 사람들에게 마치 무슨 문제가 있는 것처럼, 태생이 내성적, 신경과민, 숫기 없는 사람들인 것처럼 취급하지 말라’는 것이다. 

민감한 사람들의 특징

틀린 것을 잘 잡아내고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 
매우 양심적이다 
한 가지에 집중할 수 있다. (단 방해를 받지 않아야 한다) 
특히 조심성, 정확성, 속도, 그리고 작은 차이를 포착하는 능력이 요구되는 일을 잘한다 
심리학자들이 의미 기억(맥락과 상관없는 정보에 대한 기억)이라고 부르는 수준까지 깊이 파고든다. 
종종 자기 성찰을 한다 
배운다는 의식을 하지 않고 배울 수 있다
다른 사람의 기분과 감정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섬세한 동작에 뛰어나다 
정적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 (이 점에서는 예외가 많이 있다)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카페인과 같은 자극에 더 많이 영향을 받는다 
‘우뇌형’에 가깝다 (보다 창조적이다) 
대기 중에 포함된 물질에 좀 더 민감하다 (알레르기성 비염과 피부 질환이 더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