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의 철학> - 프란체스카 리고티
“나는 감자를 깎고 있는 동안에 가장 잘 사색할 수 있었다.”
-비트겐슈타인
"몇십 년이 지난 후 그는 이러한 예감을 증명하려는 듯이 자신이 종이에 옮기는 생각은 오랫동안 자루 속에 묵혀둔 사과와 같다는 글을 쓰게 된다. 많은 경우에 먹을 수 있을 만한 상태로 만들기 위해서는 썩은 부분을 도려내야 한다는 것이다.”
프란체스카 리고티 - <부엌의 철학> 중
음식 메타포는 철학뿐 아니라, 문학과 신학에서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어쩌면 철학이나 문학뿐 아니라 거의 모든 것들이 부엌에서 가능한 게 아닐까.
9년 전 처음 글이란 걸 쓰기 시작했을 때, 책상도 없어서 식탁 귀퉁이에 앉아 쓰던 기억이 떠오른다.
입으로 들어가는 것과 입에서 나오는 것들이 연결되니,
부엌이 모든 것의 출발점인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