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소희 Feb 10. 2021

<여백을 채우는 사랑> (여채사) _ 마음의 문단속

여백에 숨겨 놓은 이야기 하나


<여백을 채우는 사랑> 안 곳곳에 보물찾기 보물을 숨겨 놓듯 추억과 이야기를 숨겨 놓았는데요. 대놓고 누군가의 이름을 호명하지는 않았지만, 문장 안에 숨겨진 이야기와 또 그 주인공을 저는 알고 있지요.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가슴 깊이 담아둔 추억을 꺼내 봅니다.


<여채사>에 실린 에세이 중 '마음의 문단속'에도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낯선 땅 베이징에 처음 왔을 때, 우울증을 심하게 앓았어요. 친구 같은 건 어릴 때나 사귈 수 있는 거라며, 잔뜩 딱딱해진 마음으로 누구에게도 마음의 문을 열지 않을 때였죠.

그때 봄바람처럼 나타나 제 마음의 문을 슬쩍 열고 들어온 여인이 있었어요. 정확히 같은 날 태어났다는 운명 때문일까요? 우리는 금세 친구가 되었죠. 그녀가 있어 베이징에 발을 붙이고 마음을 붙일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바람처럼 왔던 그녀가 바람처럼 떠나더군요.

이별 소식을 들은 날 쓴 글이 '마음의 문단속'이에요.


따뜻한 남쪽으로 그녀가 떠나버린 후, 그 누구에게도 마음의 문을 열지 않겠다고 얼마나 다짐했던지...

문을 걸어 잠그려고 애썼던 제 마음을 그녀는 알까요?


"수많은 이별 후에도 여전히 나는 마음의 문단속이 어렵다. 작은 틈새로 슬그머니 새어 나가는 마음을 이제는 알면서도 모르는 척한다. 저만치 새어나가는 마음을 쫓아 붙드는 대신 마음이 나간 바로 그 틈으로 들어오는 연한 바람을 맞아들인다. 그 바람을 코로 마시고 입으로 후후 불어내며, 그제야 그 틈이 바로 내 숨구멍이라는 걸 뒤늦게 알아챈다."

'마음의 문단속' 일부
<여백을 채우는 사랑> (여채사) 중


'마음의 문단속' 일부, 윤소희 에세이 <여백을 채우는 사랑> (여채사) 중



매거진의 이전글 <여백을 채우는 사랑> 출고 시작_ '살아있는 은빛'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