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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희 Feb 11. 2021

<여백을 채우는 사랑>(여채사)_쓰는 게 젤 쉬웠어요!

영업은 너무 힘들어!

글 쓰고 책 내는 모든 과정 중 어느 과정이 가장 힘들까요?


그냥 '쓰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구체적 목표 없이 글을 쓰기 시작했고, 신춘문예에 투고하고는 발표될 때까지 '무조건 당선이다' 하는 꿈에 부푼 마음으로 둥둥 떠 다녀 본 적도 있고, 그런가 하면 여러 번 

고배를 마시면서도 줄기차게 다시 도전하기도 했고, 아무도 내 글을 읽어 주지 않아도 쓰는 것만으로 행복한 시절도 있었고, 읽히지 않는 문장은 무슨 소용인가 고민도 하고, 출판사에 원고를 투고하고 기다리고, 편집자의 피드백을 듣고 원고를 쓰고 고치고 또 고치기를 무한반복하기도 하고, 마침내 내 글이 책으로 만들어져 출간되고, 그 책을 홍보하기 위해 발품을 팔고 내 책이 누군가에게 읽혀 영향을 주는 걸 보고, 그러다 어느 순간 책이 모든 이의 관심에서 사라지는 과정까지 지켜보고...


지난 10년 이 과정을 모두 경험해 봤는데요. 모든 과정이 다 힘들고 어렵지만, 개인적으로는 책이 출간된 후 홍보하고 영업하는 시간이 가장 힘든 것 같아요. '부디 봐주세요, 사주세요' 하는 홍보가 때로는 구걸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솔직히 있거든요.


출간을 '출산'에 많이 비유하잖아요. 그만큼 힘드니까. 그렇게 배 아파 낳은 책이니 당연히 '자식'처럼 귀하죠. 갓난아기가 태어나면 전적으로 엄마에게 의존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처럼, 막 태어난 책은 갓난아기처럼 혼자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저자에게 전적으로 의존하죠. 저자가 여기저기 홍보하고 애를 쓰면 책이 독자들에게 가닿을 확률이 높아지지만, 며칠 손 놓고 있으면 금세 알아차리고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더라고요. 진짜 엄마라면 자기 아기를 위해 아무리 쑥스럽고 부끄러운 일이라 해도 마다하지 않고 하겠죠? 저자 역시 그래야 한다는 생각을 해요.


나는 고상하게 앉아서 글만 쓸 거야. 파는 건 영업 사원들이 알아 서 해!

이럴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몇몇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들을 빼놓고는 아무도 고상하게 글만 쓸 수는 없는 환경이에요. 저자가 내팽개쳐 두면 그 책은 곧 관심에서 사라지고 얼마 안 가 절판될지도 모르는 게 슬프지만 현실이에요.


출간을 이미 했거나 준비하고 있는 모든 분들, 자기 책을 홍보하기 위해 애쓰는 저자를 응원하고 격려해 주세요~ 그리고 바스러지기 쉬운 자아를 가졌다면 영업을 능히 해낼 수 있을 만큼 단단히 마음의 근육을 키우시고요. 막상 적성에 맞지 않는 영업을 하다 보면, "쓰는 게 젤 쉬웠어요." 하는 말이 저절로 나올 거예요.


<여백을 채우는 사랑> (여채사) 예약 판매 기간이 길어져서 오래 기다리셨는데요. 어제 드디어 배송을 받아 보는 분들 소식이 들리기 시작했어요. 


<여백을 채우는 사랑> (여채사) _ 윤소희 _ 2/10 배송 받은 책


저는 갓 출산한 엄마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또 홍보를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저자가 계속 쓰고 책을 낼 수 있도록 책 많이 사서 읽어 주시고, 함께 홍보해 주세요. 



어제 (2/10) 한국일보에 <여백을 채우는 사랑> 기사가 실렸어요.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1021012420003894?did=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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