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 놓은 진실을 알아채는 독자
외모가 저렇게 화려한 분이 무슨 성경을 가르친다고…
이렇게 말했던 분이 지금 나와 함께 공부하며 성경을 열심히 읽어나가고 있다. 심지어 내 일이라면 여러 가지로 돕고 응원도 해준다. 첫인상이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처럼 차가워서 접근하기 힘들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 한 꺼풀만 벗기면 멍과 상처 투성이에 눈물 많은 울보인데...
인스타에 올라온 <여백을 채우는 사랑> 리뷰 중이 이런 말이 있었다.
“전직 아나운서로서 베이징에서 오래 살고 있는 작가라는 선입견은, 죄송한 얘기지만 어딘가 ‘금수저’를 연상케 하는 모습이 있었다.
그러나 책에서 만난 작가의 마음은, 시선은 가벼이 읽어 넘길 수 없는 깊이와 고뇌까지 느끼게 했다.”
https://www.instagram.com/p/CLhF-VqlW53/?igshid=16gq182hgm7ju
겉모습에 속지 않고 여백에 숨겨 놓은 진실을 알아봐 주는 독자들이 조금씩 늘어가는 것에 감사한다.
KBS 아나운서, Top school MBA, Bain & Company 컨설턴트 등 반짝이는 경력에서 다시 작가로 서기까지 긴 ‘터널의 시간’이 있었다. 지금 ‘나’라는 사람을 만든 건 대부분 그 긴 ‘터널의 시간’이었다. 사실 글을 쓰기 시작한 건 그 긴 ‘터널의 시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물론 겁이 많은 나는 아직 손톱만큼도 꺼내지 못했지만…
https://brunch.co.kr/@yoonsohee0316/544
브런치에 ‘얘, 한국에선 그지 같은 남편이라도 있어야 돼!’라는 제목으로 올린 짧은 콩트가 엊그제 10만 뷰를 넘어섰다. 140개가 넘는 댓글 중에는 악플도 몇 개 있었고, 그 때문에 며칠을 울기도 했다. 그게 전부 지어낸 이야기라면 좋았겠지만 (물론 실화를 듣지 못했다면 그런 역겨운 일을 상상도 할 수 없었겠지만), 실은 내가 사랑하는 아주 가까운 사람이 겪은 일을 소재로 쓴 소설이다. 겨우 서너 개의 악플에도 갈가리 찢기는 고통을 느끼면서, 그 긴 ‘터널의 시간’에 대해 얼마나 글로 풀어낼 수 있을지, 여전히 자신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어 보려고 한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알아채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놓은 진실을 읽어내는 독자들이 있기에...
“새롭게 알아가는 모든 순간은 빛나고 설레겠지만 몹시 아프기도 할 것이다.”
'‘낯설게’ 보기’ 일부, <여백을 채우는 사랑>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