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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희 Jul 24. 2021

'나 자신'이 되기 이토록 멀리 달아나야 했나

<재즈> - 토니 모리슨

“원하는 대로 살 수 없다면, 그런 세상이 무슨 소용이지?” 
“원하는 대로요?” 
“그래, 원하는 대로. 지금 사는 삶보다 더 나은 삶을 원하지 않니?” 
“그게 뭐 중요한가요? 어차피 내가 바꿀 수도 없는데.” 
“바로 그게 문제란다. 만일 네가 삶을 바꾸지 못하면 삶이 너를 바꿔놓을 거야. 그리고 그건 전부 네 잘못이 되지. 네가 그런 일이 일어나게 내버려 둔 거니까. 나는 그냥 내버려 두었고, 덕분에 인생을 망쳐버렸어.” 
“어떻게 망쳤다는 거예요?” 
“인생을 잊어버린 거야.” 
“잊어버렸다고요?” 
“내 것이란 사실을 잊은 거지. 바로 내 인생이라는 걸. 난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되기를 바라며 거리 여기저기를 뛰어다녔어.” 
“누구요? 누가 되고 싶었는데요?” 
“누구라기보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었어. 백인. 밝음. 새로운 젊음, 뭐 그런 거지.” 

-토니 모리슨 <재즈> 중



대부분의 시간은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되기를 바라며’ 여기저기를 뛰어다니지만,  

아주 가끔은 ‘나 자신’이 되기도 한다. 

가까운 이들의 시선으로부터 최대한 멀리 달아나려고 발버둥 치는 이런 여행도 그 때문일 것이다.  




평소 사흘에 두 권 정도는 책을 읽지만, 한 달 여행 짐에 챙겨 온 책은 겨우 세 권.

2주째 야금야금 아껴 읽고 있다.

이제 진짜 몇 페이지 안 남아서 얼른 책장을 덮어버렸다. 


하이난 여행 중 아껴 읽고 있는 토니 모리슨 <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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