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유기자 검거 대작전!

체포에 진심인 아가들

by 윤소흔


"선생님. 혹시 이런 학생을 보셨습니까?!"


"이게 뭐야!"



다급하게 뛰어오는 보디가드 학생들. 그리고 그들이 들고 있는 WANTED 수배서. 그 속에 자리 잡은 학생은 어쩌다가 저 속에 들어가게 된 걸까.




1년 내내 나를 가장 잘 따르던 학생 A가 있었다. A는 언제나 수업 전 후로 항상 내게 와서 이쁨을 뽐내고 그만큼 내게 이쁨을 받았다. 언제나 예의 바르고 착한 학생. 그것이 A의 진면모였다.



그런 A 덕분에 보디가드 학생들까지 거의 7,8명의 학생들이 나를 따랐고, 그 덕에 남학생들 반 수업이 수월했다. 확실히 아이들의 마음이 가는 곳에 가시밭길 같은 것은 없었다.




그랬던 A와의 관계에 삐그덕하는 작은 일이 생겼는데, 그 일 이후로 A는 시무룩한 모습으로 나를 피했다. 전혀 A가 잘못한 것도 아니었음에도 A는 내게 미움을 받을까 싶어서 지레 겁을 먹은 듯했다.



그리고 그런 A는 결국 나와 약속했던 '업무 도와주기'를 하러 오지 않았다. 이 업무는 전교의 교무실을 돌아야 하는 번거로운 업무였는데, 교무실은 안타깝게도 12,13개 정도가 되었어서 더욱 고되고 힘들었다.



그런 일을 항상 도와주었던 A는 시무룩해진 이후로 아무리 불러도 오지 않았다. 그래도 내가 좋았던지 A는 자신의 친구인 보디가드 학생을 보냈고, 그렇게 온 보디가드 학생은 나를 보며 말했다.



"선생님. 걔 선생님께 혼나고 미움받을까 봐 무서워서 그래요."


"그러게.. 선생님은 우리 A 안 미워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거 원래 걔가 해야 하는 일이잖아요. 그러니까 직무유기죠. 잡아야죠."


"음 그러면 너희가 한번 검거해 볼래? 선생님이 불러도 안 오는 직무유기자를 말이야."


"좋아요!!! 저희가 멱살이라도 잡아서 끌고 오겠습니다!!"



보디가드 학생은 환하게 웃으며 우다다 뛰어갔고, 다음날 친구들과 함께 학교를 뛰어다니며 종이를 흔들어댔다.




"선생님 이것 좀 보세요!! 혹시 이렇게 생긴 자를 못 보셨습니까?!"


"대체 이게 뭐야! 하하하!"


"악랄한 직무유기자의 수배서입니다! 쟤가 만들었어요!"


"그럼 저희는 이만 직무유기자를 찾으러 가보겠습니다!"




친구들의 격렬한 추격 끝에 직무유기자는 검거되었고, 입이 있어도 말을 하지 못하는 직무유기자는 내 앞에 끌려오게 되었다.



"직무유기자씨. 그대 덕분에 친구들이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요?"


"그 친구들한테 맛있는 거 꼭 사주도록."


"그리고, 선생님은 우리 A 절대 안 미워해. 혼낼 생각도 없어. 너를 왜 미워하니, 내가."



마지막 말과 함께 잔뜩 굳어있던 A의 표정이 풀려갔고, A는 다시 처음처럼 돌아왔다. 아마도 간절히 듣고 싶었을 것이다. 자신을 미워하지 않는다는 말을.




그렇게 아이들의 진심을 본다. 그러기 위해 노력한다. 아이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이 무엇인지, 그 말을 전하기 위해서, 다소 요란한 방법이라도 기꺼이 행하고 또 다가간다.



그 요란함 끝에 비로소 말을 전했을 때, 환하게 웃어줄 학생의 미소를 떠올리면서. 그렇게 절대 미워하지 않는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게.



그 확신은 분명 학생들의 가슴속에 남아 큰 힘이 될 것이다. 그럴 것이라고 믿는 나는 오늘도 학생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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