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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준

by 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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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이 생각해 보면 모든 것은 내 기준인 것 같다.

내가 마음이 편안하고 컨디션이 좋으면 세상이 아름답고 남에게도 관대해진다.

내가 사는 것이 팍팍하고 힘들면 모든 것이 배배 꼬여 보인다.

전에 한 소설에서 경제적으로 궁핍한 주인공이 친구가 강아지 아프다고 돈을 쓰자

그것을 섭섭해하는 부분이 나왔다. 이해가 되기도 했다.

내가 좋아하는 ‘섹스 앤드 더 시티’ 에피소드 중에 주인공이 경쟁적으로 쪼들리는 상황이었는데

친구가 이혼하고 결혼예물로 받은 다이아몬드 반지를 보고 복잡한 감정이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불임으로 고생하는 친구에게 임신 소식을 알리자, 축하의 말을 못 들었다는 둥…

모든 것은 자기 기준이다.

결국 그래서 상황이 비슷한 사람과 친해지고 마음을 털어놓게 되는 것 같다.

전에 한 커뮤니티에서 교사가 남편 따라 휴직하고 해외에 나가 있는데

자기만 뒤처지는 것 같다는 글을 올렸는데 배가 불렀다는 댓글도 봤다.

개인마다 상황이 다르고 생각과 가치관이 다른데 모두 자기 기준으로만 생각한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것과 남과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참 쉬운 일이 아니다.

사실 나도 친구의 상황에 따라 말하지 못하는 것도 많다.

팍팍하게 사는 친구에게는 나의 소비나 재산에 대한 이야기는 일절 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아무리 친했어도 공통 관심사도 없어지고 그래서 멀어지는 것 같다.

결혼한 친구도 가끔 나에게 뭔가 말하고 싶어 하지만 ‘네가 뭘 알겠냐?’며 말을 하다가 만다.

인간이 인간을 이해하는 것은 가능은 할까?

사실 나도 나를 이해하기 힘든데 말이다.

#인간#친구#이해#나#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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