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빠, 엄마랑 젊은 사람들이 많이 가는 핫플에 데리고 갔다.
인테리어가 예쁜 레스토랑이었다.
엄마는 왜 이리 비싸냐면 타박이었고 아빠는 왜 젓가락 안 주냐고 구시렁거렸다.
우리 일행 말고 모두 연인이거나 젊은 여성들이었다.
모두 사진 찍고 이야기한다고 정신이 없었다.
그 근방은 모두 그런 예쁜 카페와 음식점들이 즐비했다.
음식을 먹고 나오는데 아빠가 방귀를 뀌기 시작했다.
그리고 빨간불인데 건너려고 하고 있었다.
아빠한테 내가 뭐라고 하자 엄마는 아빠 못 말린다면서 고개를 저었다.
내가 이런 식으로 하면 어디 데리고 다니지 않겠다고 했다.
아빠는 너도 늙어보라면서 화를 냈다.
내가 늙는 거 하고 빨간불에 지나가는 거랑 무슨 상관있냐고 했다.
아빠는 임산부석에도 그냥 앉는다.
내가 빨리 일어나라고 하자 아빠는 아무도 없는데 앉으면 안 되느냐고 되물었다.
초기 임산부는 티가 나지 않고 비워두는 것이 상식이라고 말하고 내가 빨리 일어나라고 했다.
아빠를 보는데 점점 고집불통에 비상식이 되어가는 기분이다.
말 대개 안 듣는 어린애를 데리고 다니는 기분이다.
지나가다 서로 손잡고 걸어가는 엄마, 아빠 또래 부부를 보았다.
내가 저 부부는 저렇지 않냐? 했더니 엄마는 절대 그럴 생각이 없다고 했다.
아빠가 차를 몰고 가는데 내비게이션이 반대 방향을 가리켰다.
아빠가 후진해서 좌회전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좌회전 금지라고 크게 쓰여 있었다.
난 한숨을 쉬고 직진하라고 말했다.
난 곱게 나이 들어야겠다.
이래저래 생각이 많아진다.
#아빠#엄마#나이#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