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규동작가의 고시텔이라는 사진을 봤다. 순간 과거의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서울에 상경하고 얼마되지 않아서 친구네 친척집에 머물다가 사정이 여의치 않아 그 집에서 나오게 되었다. 서울에 의지할때라곤 없던 내게 고시원은 쉬운 선택지였다. 한평이 조금 넘을까한 방에 옆에 사람 소리가 다 들리고 공동샤워실은 아침마다 전쟁터였다. 내가 간 고시원은 남자 여자층이 분리되어 있어서 그나마 깨끗한 편이였다. 하지만 방에 들어가면 계절의 변화는 물론이요 낮과 밤의 변화조차 알 수 없는 꽉막힌 공간이였다. 답답하다 느낀 적도 많았지만 가진 것 없는 내 청춘에게 이렇게 자리를 내어주는 곳에 감사하기도 했다. 회사에서 주소를 적어 내라고 했을때 난감하긴 했지만 말이다. 몇개월을 살고 반지하 원룸으로 이사갔지만 몇개월은 동생도 옆방으로 와서 같이 살았다. 누구는 저런 곳에서 어떻게 사느냐고 하겠지만 돈없고 온 갈곳 없는 이에게 고시원은 훌륭한 곳이었다. 나는 고향 부산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큰 가방에 부모님에 쥐어주신 30만원을 가지고 서울로 올라왔다. 그해 겨울 서울은 나에게 너무 춥고 낯선 곳이였다. 꼭 성공하고 싶었고 잘 살고 싶었다. 그런 나에게 자리를 내어준 곳이 고시원이다. 아직도 많은 이유로 사람들은 고시원을 찾고 있다. 거기서 고시원 탈출을 꿈꾸는 사람도 있고 다른 꿈을 꾸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사진을 보니 그 시절의 내가 떠오른다. 참 치열하게 살던 시절이였다. 안녕! 나의 청춘 잘 있었니? 그동안 내가 너를 잊고 살았구나! 난 잘 지내... 고시원 나의 청춘의 한 페이지에 있는 곳.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