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본 애니메이션영화 ‘스즈메의 문단속’ 봤다.
매주 일요일 밤마다 영화나 단막극 3~4편씩 보고 스터디하는데 이번 주 영화였다.
어린 여주인공이 엄마가 죽었음에도 찾아 헤매는 장면이 너무나도 슬펐다.
나의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올랐다.
어릴 때 바로 밑에 여동생이 아파서 긴 시간 병원에 입원해야 했고 나와 언니 둘은 친척 집에 맡겨졌다.
나는 시골 할머니 댁에 갔는데 엄마가 10밤만 자고 온다고 하고 갔다.
시골집은 한 시간에 한번 버스가 왔다.
혼자서 시골집에 있기 심심해서 밭일 가는 할머니를 따라가서 멀리서 버스가 오는 것을 보고 엄마를 외쳤다.
아무리 외쳐도 아무리 밤이 지나도 엄마는 오지 않았고 나는 그때 엄마가 영영 오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다.
가끔 내 인생에서 가장 외로웠던 순간을 떠올리면 바로 그때이다.
아무도 없는 시골집에 혼자서 덩그러니있던 기억 말이다.
심심하고 외로웠다.
쪼그리고 앉아서 개미들을 열심히 봤는데 그때는 벌레들의 삶이 더 부러웠다.
정신과 의사 강연에서 학대의 종류 중에 방치가 있다고 했는데…
난 그때 그냥 방치되어 있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부모님을 원망하는 것은 아니다.
그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나중에 아버지는 사우디로 돈을 벌러 갔고 우리는 다시 힘든 생활을 이어가야 했다.
전에 엄마한테 그때 있었던 일을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엄마는 잠시 그때 그랬지 라면 상념에 잠기시는 것 같았다.
사실 제일 어색했던 순간은 그렇게 고대하던 엄마를 다시 만났을 때였다.
그렇게 그리워했지만 막상 만나니 그냥 어색하고 낯설었다.
전에 송은이 김숙 비밀보장에서 어떤 연예인이 어릴 때 헤어진 엄마를 만났는데
막 반갑고 그러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때 기억 때문인지 나는 부모에게 큰 정신적 애착이 없다.
친구 중에 엄마가 죽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는 애도 봤다.
난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엄마가 생각난 적이 없고 엄마를 사랑하지만 그 정도의 애착은 없다.
그때의 유기(?) 된 기억 때문인지 나는 그냥 인생은 혼자라고 생각한다.
누구도 나를 이해하거나 보듬어 줄 수 없고 그것은 바로 나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스즈메의문단속#어린시절#방치#상처#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