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by 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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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랑 나는 여러 면에서 잘 맞지 않는다.

나는 내가 쓰던 모든 것들을 애정하고 보관하려고 한다.

초등학교 때 친구들하고 주고받은 크리스마스카드, 친구들과 주고받은 편지,

일기장, 사진, 학생증, 고입, 대입 수험표, 대학교 리포트 쓴 것, 대학 교재 등등 모든 것 말이다.

누군에게는 그냥 쓰레기이지만 나에게는 모두 보물들이다.

내가 중학교, 고등학교 때 입은 교복을 잘 정리해서 두었는데 엄마가 버렸다.

내가 왜 버렸냐고 거의 울 지경이었다.

엄마가 자리 비좁다고 버렸지만 나는 정말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아무 말도 안 나왔다.

내 물건에 손도 대지 말라며 엄마에게 말했지만 엄마는 왜 저러냐는 표정이었다.

내가 사귀던 남자애가 군 제대하고 가지고 있던 군복과 모자, 군번줄을 나에게 줬었다.

헤어질 때 다시 돌려주려고 했는데 내가 보관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상자에 고이 접어 두었는데 엄마가 그것을 버린 것이었다.

화가 나서는 엄마하고 싸웠고 엄마는 헤어진 남자 물건 왜 가지고 있냐면서 도리어 나에게 화를 냈다.

내 물건을 버리고 안 버리고는 내가 결정한다고 말하면서 한동안 엄마하고 냉전이었다.

그래서 엄마가 혹시나 버릴까 봐 집에 금고에 소중한 물건을 넣어두었다.

집에 엄마가 오면 내 물건에 함부로 손을 대지 말라고

하지만 엄마는 구석구석 뒤진는다는 것을 난 알고 있다.

난 언제나 느낀다.

절대 엄마랑은 죽을 때까지 같이 살지 않겠다고 말이다.


#화#엄마#물건#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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