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라서 참 좋다

by 윤슬

어릴 때는 나는 부산 영도에 살았다.

엄마가 나보고 ‘너 영도다리 밑에서 주워왔어’라고 하자 나는 내 짐을 싸서 ‘그동안 길러 주셔서 감사합니다’하고 친엄마 찾으러 나갔다.

엄마는 기가 차다는 표정이었다.

사실 난 내 친부모가 따로 있을 거라는 상상을 늘 했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다해주는 그런 부모 말이다.

그래서 엄마가 나를 영도다리 밑에서 주워왔다는 말이 설득력 있게 느껴졌다.

다른 애들은 막 운다고 하던데 말이다.

그리고 그게 사실이길 바랐다.

육아 관련 책 읽으니 그런 애들이 있다고 한다.

내 어릴 때 사진 보면 개구쟁이가 따로 없다.

어릴 때 아빠는 나에게 ‘촉새’라고 불렀다.

늘 나불거린다고 붙여준 이름이었다.

죽으면 입만 동동 뜰거라며 놀리곤 했다.

그리고 나는 티부이를 보면 정신을 놓고 봤는데…

그런 나를 보고 엄마는 ‘기어 들어가라! 티부이 속으로 들어가라’라고 하곤 했다.

어릴때 난 호기심도 많고 온 동네를 누비고 다니면서 돌아댕기기를 좋아했다.

사실 어릴때랑 별반 다를 것은 없다.

아직도 세상에 궁금한 것 투성이다.

옛날보다 남 눈치 보면서 주둥아리 조심을 하지만…

본성은 어쩔 수가 없다.

그래도 이런 내가 참 좋다.

내가 나라서 참 다행이다.

#영도다리#촉새#호기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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