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줄 수 없는 일 -박효신

by 윤슬

박효신 노래 중에 제일 좋아하는 노래를 꼽으라면 난 주저 없이 '해줄 수 없는 일'을 꼽을 것이다. 물론 다른 좋은 노래들도 많지만 나의 심금을 울린 노래는 바로 '해줄 수 없는 일'이다. 사실 처음부터 이 노래를 좋아한 것은 아니었다. 잘 모르는 노래 중에 하나였는데 우연히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가서 들었는데 너무 좋았다. 박효신 노래 중에 이런 노래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때부터 찾아서 열심히 들게 되었다. 난 좋아하는 노래가 있으면 그 노래만 반복해서 듣는 경향이 있는데 아주 오랫동안 반복해서 이 노래만 들었다.


너무 애절해서 가슴이 메어오다고 해야 하나? 그런 느낌이 계속 들었다. 물론 박효신 특유의 애절한 목소리와 리듬이 한몫을 했다. 박효신 노래는 구슬프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사람의 마음을 참 아프게 한다. 이 노래도 마찬가지이다. 듣고 있으면 마음이 참 아프다. 여기 이별을 통보받은 한 남자가 있다. 그 이별 통보를 그는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만큼 그녀를 사랑했기에 그녀의 이별통보에 당황해한다.


할 말이 있어 어려운 얘기

내게 힘겹게 꺼내놓은 네 마지막 얘긴

내 곁에 있기엔 너무 닮지 못해서

함께 할 수 있는 건 이별뿐이라고


그녀가 갑자기 끄집어 낸 이별 이야기. 서로가 너무가 다름에 그녀는 헤어질 것을 이야기한다. 사랑하는 사이에서 이별은 통보하는 입장과 이별을 통보받는 입장 어디가 더 힘들까? 당연히 이별을 통보받는 쪽이 아닐까? 하지만 이별을 통보하는 쪽 역시 힘들긴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 한쪽은 여전히 사랑한다면 그 관계는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별을 통보받지만 여전히 사랑한다면 얼마나 힘들까?


아무것도 난 몰랐잖아

너를 힘들게 했다는 게

그런 것도 몰랐다는 걸

도무지 난 용서가 안돼


이별을 통보받고 자신이 그녀를 힘들게 했다는 사실에 놀라워한다. 본인은 사랑한다고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했으나 그것이 그녀를 힘들게 했다니 그런 본인 자신을 더 이해할 수 없고 용서할 수가 없다. 내가 사랑하는 그녀를 힘들게 했다는 사실을 그는 믿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동안 그가 사랑이라고 믿었던 것은 무엇인가? 그녀와의 행복했던 순간들 모두가 다 자신만의 착각이란 말인가?


해줄 수 없는 건 오직 한 가지뿐야

너무 사랑하면서 너를 떠나가는 일


그녀는 이별을 원하지만 그는 그녀를 떠날 수가 없다. 그녀를 너무 사랑해서 그는 그녀를 떠날 수가 없는 것이다. 그것만은 그가 절대로 해 줄 수가 없는 일이다. 그녀가 원하는 다른 모든 것은 해 줄 수가 있다. 그러나 그녀와 이별은 그는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는 정말 그녀를 사랑하는 것이다. 얼마나 사랑하면 이별을 이야기하는 사람 앞에서 이렇게까지 자존심을 구겨가면서 이야기할까? 진정한 사랑은 자존심도 없다.


너를 위한 길이라면 그러고 싶어

받아들이려고 해봐도 이별까지는

아무래도 힘들 것 같아

네가 없이 살아가는 게

나에게는 자신 없으니까

아무 말도 못 들은 걸로

아무 일도 없었던 걸로


그녀가 원하는 것 한 번쯤 생각해 보겠지만 도무지 생각해봐도 그녀와 이별은 자신이 없다. 그녀 없이는 산다는 것은 그는 생각할 수도 없다. 그녀가 한 말은 듣지 않는 것으로 하겠다. 자신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다. 만약 내가 그녀의 입장이라면 이러는 남자를 뿌리칠 수 있을까? 이만큼 자신을 사랑한다는데 고집스럽게 이별을 요구할 수 있을까? 한 남자의 진심 어린 애절함에 나는 약해질 것 같다.


사랑한다는 것은 뭘까? 요즘같이 쉽게 사랑하고 헤어지는 사이에서 이런 진부한 사랑노래은 어쩜 식상할 수도 있다. 진실된 사랑이란 본인의 자존심을 세우기보단 나의 진심을 다해 상대방을 사랑하는 것일 아닐까? 그는 아마 최선을 다해 사랑했기에 그녀의 이별통보가 더욱 믿기 힘들었을 것이다. 혹시 사랑하는데 내가 더 사랑하는 것은 아닐까? 해서 사랑을 주기를 주저하지는 않았는지...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지는 게임이 아니라 사랑은 그렇게 솔직하게 자신의 온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