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타이밍이다!

by 윤슬

“너 소개팅 안 할래?”

친구에게 소개팅 제안이 들어왔다. 입사하고 얼마 안 되어서 한창 소개팅이 많이 들어올 때였다. 별로 기대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하겠다는 대답을 했다. 주말마다 소개팅 하느라고 바빴지만 소득 없는 나날이 계속되고 있었고 이번 소개팅도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런데 고시생이야”

친구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소개팅이 잘 될지 안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고시생이란 건 크게 상관없었다. 나는 괜찮다며 친구에게 말하고 소개팅을 하기로 했다. 나름 한껏 치장을 하고 소개팅 장소로 갔다.


“000입니다.”

처음 보는 순간! 첫눈에 반했다. 나는 첫눈에 반한다는 것을 믿지 않았다. 그런데 나에게 그런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는 다부진 몸에 큰 키의 소유자였다. 흔희 말하는 호감형의 남자다운 스타일의 남자였다. 바로 내가 평소 바라는 이상형이었다. 많은 소개팅을 하면서 처음으로 그와 잘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사법고시 2차를 보고 최종합격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였다. 이야기할수록 나는 그 사람이 참 맘에 들었다. 사고도 건전했고 나랑도 잘 통했다. 어색할까봐 그 사람들 친구들이 와서 같이 놀았는데 좋아하는 야구이야기도 하고 공통점이 많아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친구들과 즐겁게 논 후 그가 내 집까지 바래다주었다.

“다시 연락해도 될까요?”

헤어지는 순간 그가 머뭇거리면서 물어왔다. 문자로 물어보지 않고 직접 이야기해서 했는데 나는 이점이 참 좋았다. 나는 은근히 구식인 면이 있다. 괜찮다고 대답했다. 그와 집 앞에서 헤어지고 돌아다봤다. 그는 그제서야 담배를 피웠다. 그동안 나를 배려해서 참은 것이다.


“이때 시간 되세요?”

그가 물어왔다. 그날은 부서 회식이었다.

“이날은 어떠세요?”

당일이 되자 야근이 잡혔다. 그러기를 서너 번 그에게 연락이 뜸해졌다. 나도 연락하기도 했으나 회사에 일이 많았다. 신입이라 열심히 일해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커서 회사에 치중하고 있을 때였다.

“많이 바쁘신가 봐요?”

그러는 그에게 아주 미안한 마음뿐 이였다. 그는 강하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아마 고시생이라는 그의 입장 때문에 그러했을 것이다. 그렇게 시간이 지났다.


사법고시 최종 합격자 발표가 있었다. 그는 다행히 합격했다.

'합격을 축하드립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죠?'

이런 메세지를 보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그가 합격해서 내가 연락하는 것으로 오해할 것 같았다. 친한 고시생에게 나의 고민을 털어 놓았다.

"그 사람은 당연히 네가 합격해서 연락한 것으로 알꺼야. 상황이 그렇잖아. 계속 피하다가 이제야 연락 하닌깐. 그럴 수 밖에. 좋은 추억이라도 남기려면 그만 둬"

가슴 아픈 말이었다. 난 충고를 받아들여 연락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주선자로부터 연락이 왔다.

"왜 잘 안되었어?"

"의도한것은 아닌데 어쩌다보니 이렇게 되었어."

"그쪽도 너 마음에 들어 했는데 아깝다 애"

그 말은 들은 나도 안타까웠다.


사랑은 타이밍이라는 말이 있다. 그 일을 겪고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우리가 다른 때에 만났다면 우린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도 그때와는 다른 결론에 도달하지 않았을까? 사랑을 시작함에 있어 서로 이끌림이 가장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각자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고 상황까지 모두 고려되어야 한다. 호감이 있었으나 시작도 하기 전에 끝나버려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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