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부산으로 갔다.
어제 엄마랑 싸웠다.
엄마가 돌아가서 사실 난 기분이 좋다.
엄마가 위치를 바꿔 놓은 물건들 다시 제자리로 돌려야겠다.
난 친엄마랑도 이렇게 같이 살기 힘든데 시어머니 모시고 산 사람들 존경한다.
난 숨이 막혀서 못 살 것 같다.
난 어릴 때 집에 들어가기 싫어서 지하철을 한참 내려서 걸어가거나
빙빙 돌아가는 버스를 타고 일부러 늦게 집에 가곤 했다.
내 공간도 없고 집에 가면 집안일을 해야 했다.
엄마가 오니 내 공간이 사라진 기분이었다.
내가 두던 자리에 물건이 없고 이리저리 엄마 마음대로 하고 말았다.
엄마가 내려간다고 하니 이제 내 집 같다.
아침에도 엄마는 옷 타령을 했다.
안 입는 옷 사지 말라고 말이다.
홧김에 옷을 몇 개 더 샀다.
모르겠다.
이렇게 살다 나는 죽을 모양이다.
안 듣는 잔소리를 한참을 하고 엄마는 말았다.
잔소리 듣지도 않는데 왜 하는지 모르겠다.
뒤를 졸졸 쫓아다니면서 한다.
남동생이 가을에 결혼을 한다.
형제간에 별 교류가 없다 보니 그냥 그런가 보다 한다.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형제끼리 별로 왕래도 안 할 것 같다.
가족은 원래 취향과 기호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보니 공통 관심사도 없고
어릴 때 싸운 기억밖에 없어서 나는 별 감정이 없다.
단톡방이 있지만 거의 대화도 없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화기애애한 가족이 나오면 저런 집이 존재하나 싶기도 하다.
딱할 도리만 하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친밀하거나 억지로 잘 지내지 말자가 내 모토이다.
사실 이건 나의 모든 인간관계에 적용된다.
적당한 거리…
난 이게 참 좋다.
#엄마#가족#형제#잔소리#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