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이의 거리…

by 윤슬

어제 기차 타고 부산 내려와서 언니 시어머니 장례식장에 갔다.

조카도 보고 형부도 보고 언니도 봤다.

나이 들어서 지병으로 돌아가셔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였다.

난 항상 장례식장 가면 어색하다.

올해도 몇 번 다녀왔지만 언제나 적응이 안 된다.

죽음은 이다지도 우리에게 가까이 있는데 영원히 살 것처럼 오늘을 산다.

스티브 잡스의 마지막 말을 읽으면서 나는 오늘도 다짐한다.

마지막인 것처럼 살겠다고 말이다.

부산역 앞에 비즈니스호텔을 잡아서 묵고 있다.

언니와 부모님은 집으로 오라고 했지만 내가 불편하다.

가족이 난 이제 편하지 않다.

무겁고 짐 같고 떨어져 산 시간이 길어서 그런지 어색하다.

오늘 오후에 일하고 과외도 가야 되어서 휴식을 취해야 하기에 호텔을 잡았다.

아침 조식 먹고 조용하고 있는 이 시간이 참 좋다.

나의 마지막을 생각해 본다.

무엇을 가장 후회할 것인가?

그러지 않기 위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우선순위는 무엇보다 나의 건강 와 나의 감정, 기분 등이다.

내가 최우선이다.

타인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는 나는 내 마음대로 하다가 죽을 것이다.

부모님을 위해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

가족과도 거리가 필요하다.

다른 가족들은 허물없는 가족관계를 원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가족을 위해 나를 변화시킬 필요는 없다.

너무나도 변해버린 나의 고향 부산보다 이제는 서울이 나에게 더 익숙하고 편한 것처럼 사람 관계도 늘 변한다.

비가 와서 촉촉이 젖은 땅을 보니 내 마음도 차분해진다.

기차 타고 서울 가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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