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다.
서울에 한 호텔 잡아서 쉬고 있다.
검색해서 너무 예뻐서 왔는데 생각보다 더 예쁘다.
프랑스 로코코 시대를 대변한 듯한 곳이다.
엘리베이터도 예쁜 그림으로 도배되어 있다.
데스크에도 꽃 장식으로 치장되어 있고 곳곳에 향기로운 향이 난다.
객실 내부도 유럽 양식으로 꾸며져 있다.
무엇보다 천고가 다른 곳 보다 높다.
요즘 공간에 대한 책 많이 읽는데 넓은 공간일수록 창의력이 높아진다고 한다.
집이 좁으면 자연 풍경이 있는 액자를 달아도 좋다고 한다.
아침에 조식 먹으러 가기 너무 귀찮아서 룸으로 시켰다.
일어나서 바로 남이 차려준 음식 먹으니 너무 좋다.
돈이 이렇게나 좋은 것이다.
그동안 열심히 살았으니 이런 호사는 나에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휴가 끝나고 누구보다 열심히 살면 된다.
어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메멘토 보고 잤다.
다시 봐도 명작이다.
보면서 인간의 기억이란 것이 얼마나 제멋대로 인지 생각해 본다.
분명 같은 공간에 같이 있었지만 기억하는 것은 다르다.
기억을 믿을 수는 있을까?
기록되지 않는 것은 기억할 수 없다.
난 사진을 보면 하나하나 다 기억되지만 그렇지 않은 순간을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서 요즘 귀찮아도 기록 목적으로 사진을 많이 찍는다.
아이폰은 지도에 거기서 찍은 사진이 보이는데 동일한 장소에 몇 년에 걸쳐 찍은 사진이 보인다.
시간의 변화를 알 수 있다.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 퇴화되고 미화되는 것 같다.
그래야 더 행복해지기 때문 아닐까?
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좋은 선물을 바로 망각이다.
힘들고 어려운 순간을 평생 기억한다면 얼마나 힘들까?
죽을 것처럼 힘든 순간도 모두 지나가기 마련이다.
90살이 넘은 할머니랑 가끔 통화하는데 할머니는 행복하다고 한다.
그리고 내 마음대로 살라고 하신다.
일제강점기 태어나서 6.25전쟁, 자식의 죽음도 겪은 할머니지만 인생은 살만하다고 하신다.
나의 인생은 어디로 가는 걸까?
난 잘 살고 내가 원하는 데로 살고 있나?
#휴가#기억#기록#메맨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