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건강검진을 했다.
매년 하는 것이지만 내 인생의 일 순위가 건강이라 항상 걱정 반 우려반의 느낌이 된다.
건강검진을 하고 나면 일 년이 마무리되는 기분이다.
대장 내시경도 받아서 그 전날 약 먹고 밤새 화장실을 들락날락 꺼렸다.
병원에 와서 옷을 갈아입고 검사를 받으면 나는 그냥 한낱 동물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온갖 고상한 척은 다 해도 인간은 거기서 거기다.
지시에 따라 이리저리 검사하는 곳을 돌아다니면서 나의 신체기관이
제대로 동작하고 있는지 점검받는 행위는 썩 유쾌하지는 않다.
특히나 부인과 검사 같은 경우는 자존감이 나락으로 떨어진다.
일명 ‘치욕의자’라고 불리는 곳에 앉아서 검사를 받고 있으면 뭔가 말할 수 없는 감정이 든다.
너덜너덜해진 나의 감정을 추스르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검사 마치고 내가 좋아하는 호박죽을 먹었다.
밖을 나오니 좀 살 것 같았다.
아프지 말자!
건강하게 지내자…
공기는 맑아 보였고 나는 좀 걸었다.
인생은 한 번뿐이고 시간은 유한하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자 나에게 다짐하면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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