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과외 마치고 지하철 타고 집에 오는데
옆에 앉은 여자가 남자친구가 자신을 차단해서 연락이 안 된다며
문자 한 통만 보내면 안 되냐고 물어왔다.
여자가 너무 애절하게 말해서 내가 지켜보면서 나의 휴대폰을 줬다.
남자친구 휴대폰 번호로 문자를 남기고 내 전화로 전화도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내가 내릴 때가 되어서 휴대폰을 건네받고 일어서자
혹시나 남자친구에게 연락 오면 기다린다고 전해달라고 했다.
혹시나 사기일까 봐 내 폰으로 뭐 하는지 지켜보긴 했다.
그 여자 휴대폰은 남자친구에게 전화하고 문자하는 화면이 떠있었다.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남자친구에게 차단당한 모양이었다.
나도 차단해 봤고 차단도 당해봤다.
그런 구질구질한 시간이 있었다.
헤어지자고 하고 차단하고 잠적한 적이 있는데 내가 생각해도 난 참 쌍년이었다.
차단도 당해봤는데 그 기분 더러움이란…
이룰 말할 수가 없다.
그런 시절을 거쳐서 나는 성숙했고 이나마 괜찮은(?) 어른으로 성장했다.
그 당시는 그게 잘 되었다.
누군가를 사랑하면 집착하고 소유하고 싶고 내 인생에 많은 것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그런 존재는 없다.
오로지 나만 존재한다.
어제 그 여자는 그 남자를 만났을까?
그 여자에게서 나의 과거의 모습이 보인다.
누구나 찌질한 시절이 있다.
아픔만큼 성장하고 인생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래도 상처받기 싫어서 도망치는 것보다 치열하게 사랑하는 쪽이 나는 더 좋다.
책을 읽는데 아무 사건도 없는 스토리보다 사건과 갈등이 많은 스토리가 더 흥미진진하지 않은가?
물론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므로 각자의 선택을 존중한다.
이제는 차단해도 하늘이 무너질 정도로 아프지는 않을 것 같다.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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