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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흙그릇 Mar 11. 2020

나도 작가가 될 수 있을까?

삼남매 엄마의 가슴 뛰는 작가 도전기!

학창 시절 공부 빼곤 웬만한 건 다 취미이자 특기였던 나는 장기자랑만 나갔다 하면 항상 1등을 차지한 나름 재주 좋고 흥 있는 한마디로 에너지가 많았던 사람이다. 그림 그리기를 잘했고 노래하고 춤추는 것도 좋았고 운동, 글쓰기를 즐겼다. 어쩜 공부 빼곤 모든 게 다 내 적성인 건지 참... 뭐 다 좋고 잘할 순 없는 거니까 됐다.(쿨한 척)

아무튼! 이랬던 내가 스물여섯 살이란 꽃다운 나이에 결혼을 하게 고 눈 잠깐 감았다 뜬 게 전부인 것 같은데 갑자기 서른여덟 살이 되어 있더라? 게다가 환장하겠는 것은 아들 둘에 딸 하나를 키우는 삼남매의 엄마라는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갖고 있던 나의 에너지가 출산에도 영향을 끼쳤던 걸까? 그것도 셋을 다 계획 하에 내가 좋아 낳은 내 아이들, 이쁘기도 하지만 정말 꼴 보기 싫은 날은 또 어찌나 많은지 그럼에도 내가 세상 제일 사랑하는 존재들...




아이들을 돌보고 챙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런 아이들이 내게 주는 행복, 즐거움은 다른 곳에선 느낄 수 없는 소중함이었기에 어제의 힘듦은 까먹고 오늘 다시 힘내어 아이들을 양육하는 것이 어느새 내 일상이 되었는데...




어느 날 문득 '나도 다시 무언가 해보고 싶다...'란 생각을 했다. 첫째가 태어남과 동시에 나는 자연스럽게 전업주부라고 하는 타이틀을 갖게 되었고 그 첫째 아이가 올해 열 살이 됐다. 그렇게 열정 있고 에너지 넘쳤던 난데 그것을 오롯이 육아에만 쏟고 살았다고 해야 할까? 근데 내가 지금 와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첫째가 많이 컸어도 둘짼 내 손길이 필요한 장애가 있는 아이고 셋짼 어려서 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 가끔 이런저런 생각이 들 때면 휴대폰으로 내 감정과 일상을 끄적인 내 글을 몇몇 지인들은 안다. 학창 시절 날 신나게 했던 것 중 내가 아이들을 돌보며 할 수 있는 건 내 상황에선 딱 '글쓰기' 뿐이더라. 감사하게도 내 글을 즐겨하는 지인 중 한 명이 어느 날 "어머니~ 브런치 한번 해보세요!"라고 말을 했다. 브런치? 원래도 잘 먹고 있다. 근데 그 브런치가 아니란다. 어떤 것인지에 대해 설명을 다 듣게 됐다. '브런치'란 카페에 글을 써서 올릴 수 있는데 작가 신청을 해야 카페 내에서 발행이 된단다. 그래서 한번 들어가 봤다. '헉...' 너무나 전문적으로 보이는 그림과 사진들, 그리고 여러 가지 내용의 글들... 완전 신세계!!! 이런 곳을 이제야 알았다니... 근데 좋은 것도 잠시. 내가 이 곳에 내 글을 과연 발행할 수 있을까? 나도 작가가 될 수 있을 까? 난 사진을 편집하고 일러스트를 활용해 센스 있는 그림을 그려 올릴 자신도 상황도 안 된다.(일러스트를 해본 적이 또 있기에 다시 시작해야 하나 순간 만감교차) 그저 일상생활, 육아를 하며 드는 수만 가지의 생각과 감정을 진짜 솔직, 담백 때론 코믹하게 쓸 자신은 있는데... 급 소심 모드가 켜졌다. 그래도 해보지 않고서는 낙심만 할 순 없는 일이다.  본격적으로 주제를 잡아 글을 쓰기 시작하였다. 아이들이 잠들면 혹여라도 깰 까 슬로모션으로 몸을 일으켜 컴퓨터를 켰고 어쩌다 기회가 되면 집 앞 카페에 나와 커피 한잔 마시며 이어폰을 꼽고 글쓰기에 집중을 했다. 그리고 틈틈이 생각나는 문구가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휴대폰을 꺼내 버릇처럼 메모를 하고 길을 거닐 때도 끊임없는 생각으로 머리가 꽉 찬 듯한 느낌까지 받았다. 어느 날은 나 자신이  가 더 특별한 사람이 된 것만 같은 기분에 웃음이 나기도 했다.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하룬 여전히 같지만 순간을 기록하고 사진으로 남기고 틈이 날 때마다 기다렸다는 듯 글을 써 내려가는 내 작은 일탈이 요즘 내 심장을 다시 두근두근 뛰게 만들고 있었다. '내가 이 정도까지 글 쓰는 걸 좋아했다고?' 서른여덟살이 되고서야 처음 알게 된 사실이다. 하루 종일 아이들과 집에서 씨름을 해도 글이 되고 지나가다 잠깐 들른 편의점도 글, 날이 너무 좋아 파라하늘을 쳐다만 봐도 그 자체가 글이다.



내 눈으로 보고 느끼는 모든 것들이 글이 되어 가고 있었다. 처음 "그럼 나도 브런치 작가에 한번 도전해 볼까?" 하고 시작된 내 작은 움직임들이 나도 모르는 사이 내 마음과 생각을 더 건강하게 변화시켜 주었다. "그래~ 이제 쓴 글을 다시 재정비하고 도전해보자!" 누구처럼 어떤 책의 저자도 아니고 또 어느 누구처럼 SNS 유명인사도 아닌(물론 나도 끊질긴 나만의 독자들이 여럿 있지~) 그냥 글쓰기 좋아하는 삼남매 육아달인? 엄마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주자!!!


준비~~~~~~ 시! 작!!!!!

(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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