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athos Apr 08. 2024

멋진 리더가 되고 싶어? 그럼 손웅정을 따라해봐!

손흥민 이전에 손웅정이 있었다

손흥민


대한민국 사람이면 누구나 좋아하는 축구선수입니다. 손흥민이 출전하는 경기는 밤을 새워서라도 봅니다. 골을 넣어 경기에서 이기면 출근길이 행복하고 조금 부진하여 경기에서 지면 하루종일 기분이 꿀꿀합니다. 손흥민을 좋아하다 보니 비유럽 국가 최초로 토트넘의 주장이 된 그의 리더십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얼마 전에 이곳에 "멋진 리더가 되고 싶어? 그럼 손흥민을 따라해봐!"라는 글도 썼습니다.


https://brunch.co.kr/@yoonteacher/566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캡틴 손흥민의 리더십은 저절로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그 뒤에 확고한 교육철학으로 손흥민을 뒷받침한 아버지 손웅정 씨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가 쓴 책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라는 책을 읽고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의 리더십이 저와 같은 교장에게 주는 교훈이 적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상대가 넘어지는 것을 보면 그 상황이 아무리 공을 툭 차면 골문으로 들어갈 수 있는 좋은 찬스라 해도 공을 바깥으로 차내라. 사람부터 챙겨라. 너는 축구선수이기 이전에 사람이다. 사람이 먼저다."

교장은 휴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결과, 성과가 코 앞에 있더라도 구성원들의 아픔과 상처를 외면한 채 무리하게 자신의 교육철학을 추진해서는 안 됩니다. 사람이 먼저임을 알아야 합니다. 아픈 학생을 먼저 살펴보고 이 학생들을 위해 학교가 도와줄 것은 없는지 항상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학생뿐만 아니라 교직원의 아픔도 살펴야 합니다.


"축구의 화려한 기술을 익히는 것이 다가 아니다. 훌륭한 인성을 갖추고 인생을 겸손과 감사, 성심함으로 대할 줄 알아야 한다. 축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이 되어야 한다."

축구를 잘하는 사람은 많지만 인성도 훌륭한 축구선수는 드뭅니다. 각종 매체를 통해 손흥민의 인성이 얼마나 훌륭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 손흥민은 기자들과 인터뷰가 끝난 후 마이크를 함부로 던지거나 대충 놓지 않고 두 손으로 공손히 마이크를 탁자 위에 올려놓습니다. 많은 영국인들은 이 장면을 보고 축구실력뿐만 아니라 손흥민의 인성이 얼마나 훌륭한지 감탄하였다고 합니다. 이런 일화도 있습니다. 훈련 중 자신이 찬 공에 어린아이가 맞았을 때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하면서 크게 다친 데는 없냐고 따뜻한 눈으로 아이의 상태를 살핍니다. 그리고 잊지 않고 자신의 유니폼을 그 아이에게 건네주는 장면도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손흥민의 모습입니다.

학생들을 건전하고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하게 하는 것이 학교교육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 건전하고 건강한 시민으로 자라기 위해서는 교육이 일류 대학 진학만을 목표로 이루어져서는 안 됩니다. 타인을 배려하는 사람, 사회와 지구촌 문제에 관심을 갖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학교교육은 인성교육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학교장은 학생들의 바람직한 인성 함양을 위해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운영하고 선생님들이 인성교육의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축구선수는 손흥민이고,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볼보이라고. 내가 아들과 축구를 한 시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시간이라고"

축구의 종주국이라 일컫는 영국은 전 세계에서 축구를 가장 잘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프리미어리그를 운영합니다. 모든 축구 선수의 꿈은 EPL에서 뛰는 것입니다. 이런 리그에서 손흥민은 득정왕까지 차지할 정도로 그 능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손흥민이 세계적인 축구선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 손웅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누가 봐도 이런 아들이 자랑스러울 텐데 아버지 손웅정은 단 한 번도 아들을 자랑하거나 자신이 대단하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손웅정은 아버지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하면서 단지 손흥민이 행복하게 축구를 하고 즐기는 것만으로도 좋다고 합니다. 그는 단지 '볼보이'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학교의 장은 손웅정처럼 학생과 교사의 행복과 성장을 위해서 뒤에서 든든하게 뒷받침해 주는 볼보이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이 역할을 잘 수행하여 좋은 학교가 되고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과 희망에 따라 진로와 진학을 잘했을 때는 그 공을 교장이 아닌 교사에게 돌려야 합니다. 말하지 않아도 주변에서는 교장이 어떤 식으로든 학교경영을 잘해서 행복한 학교를 만들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좋은 결과에 대한 칭찬이 학생과 선생님에게 돌아갔을 때 구성원은 더욱 신바람이 나서 좋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축구와 독서, 이 두 가지가 내 삶을 지탱해 온 두 축이다. 지금도 나는 항상 책을 손에서 놓지 않으려 한다."

손웅정은 독서광입니다. 그는 1년에 100권 정도의 책을 읽으며 이중 30권 정도를 따로 뽑아 밑줄을 쳐서 손흥민에게 권한다고 합니다. 가르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학생들에게 책을 많이 읽을 것을 강조합니다. 많은 교장은 학생들에게 책 읽기의 중요함을 역설합니다. 부모가 집에서 휴대폰만 보고 있으면 그 자녀 또한 휴대폰으로 유튜브만 봅니다. 마찬가지로 교장 자신이 책을 읽지 않으면서 교사와 학생들에게 책 읽기를 강조하는 것은 허울 좋은 말뿐이다. 교장은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어야 합니다. 미래사회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미래사회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에게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지?, 교사의 자발성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학교장은 어떤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책을 통해 지혜를 얻고 교사와 학생을 이끌어가야 합니다. 자신의 경험과 책을 통해 얻은 교훈을 잘 버무려 학교경영을 펼칠 때 진정으로 행복한 학교를 만들 수 있습니다.


"손흥민은 시즌 중에는 스스로 엄격하게 자기를 통제한다. 아버지는 이 시기에 참견하지 않는다."

아무리 학교장의 경영 방침이 훌륭하더라도 선생님의 자발적 참여 없이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많은 학교장들이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는 교사의 전문성과 자발성을 기다리지 않고 섣부른 동기부여를 하거나 다그치기만 한다는 것입니다. 기다린다는 의미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켜만 본다는 것이 아닙니다. 교사가 의지를 갖고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학교장의 교육철학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고 왜 학생들의 바람직한 성장을 위해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이것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진하는 정책은 겉으로는 참여한 것처럼 보여도 교사의 진심이 담겨있지 않기 때문에 결국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볼을 다룰 줄 알아야 축구를 할 수 있다. 볼을 다루는 것에는 패스, 드리블, 헤딩, 슈팅이 있다. 볼컨트롤과 트래핑, 패, 드리블을 먼저 연습한 후 마지막에 가서 슈팅을 한다. 처음부터 슈팅 연습을 하지 않는다. 어린 나이부터 과도하게 수팅 훈련을 할 경우 쉽게 무릎이 상할 수 있다."

아버지 손웅정은 자신만의 확고한 축구 철학으로 아들 손흥민을 훈련시켰습니다. 지금처럼 세계적인 축구선수 손흥민이 있기까지는 축구의 기본기가 단단하게 받쳐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교사가 가르치는 모든 교과가 기본 교과입니다. 교장의 잘못된 생각 중에 교과를 주요 교과와 주변 교과로 구분하는 것입니다. 대학 진학에 직결되는 국영수 교과는 주요 교과이고 나머지 교과는 주변 교과로 구분 짓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더 나아가 교육과정을 국영수 위주로 편성하고 공연히 국영수 이외 교과를 홀대하는 말을 서슴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학교교육의 목표는 학생들을 건전하고 건강한 시민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모든 교과를 골고루 배워야 가능합니다. 우리가 먹는 반찬이 각각의 영양소가 있어 편식하지 않고 골고루 섭취해야 몸에 좋은 것처럼 예술 과목, 체육 과목, 기술가정 과목 등은 학생 성장에 좋은 각자의 영양소가 있습니다. 국영수만 강조하고 이것만 배운 학생은 편식을 심하게 하는 사람이 건강이 좋지 않은 것처럼 전인격적인 사람으로 성장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지적 영역과 정의적 영역 그리고 행동적 영역이 고루 조화된 전인격적인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모든 교과가 기본 교과라는 것을 인정하고 학교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합니다.


"손흥민의 트로피나 상패 등을 진열하지 않고 창고에 넣어둔다. 잡다한 것들로 채워지는 순간 선택할 것이 많아져 시간과 열정을 허투루 쓸 확률도 높아진다."

교장은 자기 자신을 좋게 포장하거나 자랑하지 않아야 합니다. 어떤 학교장은 교장실에 박사임을 강조하는 명패를 크게 만들어 놓거나 진열대에 자기 관련 상패들로 가득 채워진 경우도 있습니다. 교장의 훌륭한 경력들은 자기 자신의 자랑을 위해서가 아니라 교사와 학생의 성장을 위해 발휘될 때 비로소 빛을 냅니다. 교장이 되기까지 힘들게 쌓은 역량과 커리어를 교사와 학생을 위해 발휘하는 것이 진짜 프로입니다.


손웅정은 축구선수였지만 어려운 환경이었다. 한 달 27만 원을 받고 헬스트레이너, 공사판 막노동, 생활체육시설 청소, 방과후 체육교실 강사 등의 힘든 일을 했지만 자존감이 높았다.

부모가 자존감이 높으면 그 자녀 또한 자존감이 높습니다. 마찬가지로 교장의 자존감이 높으면 학생과 교직원들의 자존감이 높습니다. 학교장은 외부 민원(인)을 대하는 자세에서도 당당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잘못한 것이 있으면 교장이 당당하게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여야 하고 재발방지를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떳떳하게 밝히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돈이 가면 당연히 몸도 따라가야 한다. 돈을 받는 순간 절대 자유로울 수 없다."

교장은 외부인들과 그 어떠한 인적, 물적 관계를 맺으면 안 된다. 그렇다고 모든 관계를 매몰차게 차단하는 것은 비인간적으로 비출 수 있어 조심해야 합니다. 저는 학교운영위원회의 자녀를 우연히 만나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머리 한 번 쓱 만져주거나 파이팅을 해줍니다. 학부모회 임원들이나 학운위 위원들은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봉사하는 분입니다.


"어려서부터 몸에 나쁜 건 먹지도 않고 몸에 나쁜 일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축구를 위해 내 몸을 최적화하는 것은 그때 내가 해야 할 일이었다. 그뿐이었다. 본질에 집중하는 것."

교장은 본질에 충실해야 합니다. 특히 갈등 상황이나 문제 상황에서 어떤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할 때 또는 선택이 어려울 때는 학교교육의 본질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교육의 본질은 학생의 행복과 성장입니다. 그래서 결정도 학생의 성장에 중심을 두고 결정해야 합니다.


"나는 축구선수로서 양발을 사용하기 위해서 오른쪽 축구화의 텅(혓바닥)에 압정핀을 박았다. 오른발로 슈팅을 때리면 압정이 발목을 찔러 고통스러울 것이니 왼발을 사용할 것이다. 손흥민도 마찬가지였다. 양말 신을 때도 왼발부터, 바지를 입을 때도 왼 다리부터, 운동화 끈을 묶을 때도 왼쪽부터, 경기장에 들어설 때도 왼발부터 사용하는 루틴을 만들어 양발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도록 연습하였다."

학교장은 자신이 살아온 삶의 경험과 지혜를 이용하여 교사와 학생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그들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손흥민처럼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과정과 경험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알려주어야 합니다. 성공한 모든 사람은 타고났다기보다는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 때문임을 학생에게 알려줘야 합니다.  


"제가 흥민이를 가르치며 무슨 부귀영화를 누려보겠다는 생각을 털끝만큼이라도 했을까요? 네가 행복하게 볼 차면 그걸로 됐다 오직 이 생각뿐이었습니다."

교장은 결국 우리 인간의 삶의 목표는 행복에 있음을 깨우쳐주어야 한다. 인생의 목표가 돈과 명예가 아니라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고 타인의 행복을 증진시켜 주는 것이 바람직 삶의 목표임을 깨우쳐주어야 합니다.


"좋은 지도자란 기회를 주는 사람이다."

교장은 교사와 학생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그리고 기회가 왔을 때 그것을 살려 더 성장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합니다.  




전국에는 20,605개의 유초중고 학교가 있습니다(2023년 기준).

이 학교의 원장, 교장 선생님이 손웅정의 리더십을 발휘하면 우리 아이들이 손흥민처럼 실력도 인성도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 봅니다.

이전 09화 멋진 리더가 되고 싶어? 그럼 손흥민을 따라해봐!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