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계로 초대
만화를 보다 보면 자주 보는 표현이 있습니다. 바로 '블리드'인데요
만화의 칸을 종이 끝까지 확장시킨 걸 의미합니다. 주로 구축샷에 많이 쓰입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칸의 칸선을 없앴다고 하겠습니다. 또 다른 말로는 간백에 장면을 그렸다고도 할 수 있겠죠
간백은 칸과 칸사이의 비약을 상상하게 해주는 독자의 정신적 공간입니다.
예를 들어 투수의 공을 기다리는 타자의 칸과 배트를 휘두르는 타자의 칸 사이에는 수많은 프레임 동작이 비약되어 있고 우리는 그 장면을 자연스럽게 찾아냅니다.
작가는 그 두 장면을 통해 독자의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는 것입니다.
블리드는 간백이라는 복잡하지만 직관적인 일이 일어나는 공간에 진짜 그림을 그리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도상 속에서 비교적 우리 세계에 속하는 공간에 만화 속 공간을 제시함으로 우리를 그 속으로 초대합니다.
맥클라우드의 설명을 들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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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기 블리드의 아주 재밌는 사례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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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은 카드놀이를 하는 나치 장교들의 방에 갑자기 한 침입자가 나타나 분위기가 환기 되는 장면입니다.
어디가 재밌는지 알아보자면요.
일단 이 그림에는 칸선이 없습니다. 다만 이미지의 상, 좌 , 우의 절단된 단면이 이 이미지를 그나마 칸으로 인지하게 합니다.
분명 다른 차원의 경계니까요.
그리고 밑은 과감하게 여백으로 남겨두었습니다. 바닥의 묘사를 생략하여 간백의 공간과 칸의 공간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표현은 묘한 입체감을 불러일으키고 공간의 정적이 흰 여백을 거쳐 독자에게까지 전달됩니다.
칸 안에서 칸 밖으로 이동된 시각의 흐름은 마치 블리드가 흐르고 흘러 제가 있는 위치까지 도달한 걸로 느껴집니다.
독자도 이 공간 안에 있는 거죠
이것이 단순 추측이 아닌 이유는 작가는 투시도를 그릴 때 시점 설정을 앉아있는 사람의 눈높이로 설정했다는 겁니다. 이 공간의 앉아있는 사람들과 동일하게요.
작가는 독자를 이 공간 안에 앉혀서 공범을 만들어 버린 겁니다. 침입자에게 놀라고 정적을 느낄 수 있도록 말이죠.
정말 재밌는 표현입니다.
참고&출처
- 만화의 창작
- 벤 올슨홈의 포트폴리오 커뮤니티
- 벤 올슨홈
-인터스텔라 코믹북
-만화학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