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음악과 처음 만난 순간
내가 처음 피아노를 배우고 싶다고 말했던 때는 다섯 살이었다.
아직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도, 음악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던 나이였다.
나는 서울에서 태어나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회사원이셨고, 어머니도 직장 생활을 하셨지만 내가 태어난 뒤에는 집에서 나를 돌보며 지내셨다.
어머니 말씀으로는 나는 어릴 때 꽤 순한 아이였다고 한다.
잘 울지도 않았고, 배가 고플 때만 울었다고 한다.
물론 어디까지나 어머니의 기억이니 조금은 미화가 섞여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내가 다섯 살이 되던 어느 날, 갑자기 피아노를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나 역시 그 장면을 또렷하게 기억하지는 못한다.
다만 어머니 말씀에 따르면 그날 텔레비전에서 클래식 피아노 독주회가 나오고 있었고, 나는 그 연주를 한참 동안 바라보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갑자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엄마, 나도 피아노 배우고 싶어.”
그 피아니스트가 누구였는지는 지금도 알지 못한다.
지금 생각하면 그 연주자가 누구였는지 알 수 있었다면 참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내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순간이었을 테니까.
어머니는 내가 그렇게까지 말하는 것이 조금 신기했다고 한다.
평소에 자기 의견을 강하게 내세우는 아이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머니는 나를 동네 피아노 학원에 데리고 갔다.
하지만 거기서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학원 원장 선생님은 내 두 손을 번갈아 보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한다.
“손이 아직 너무 작네요.
지금 시작하기에는 조금 어려울 것 같아요.
1년 정도 더 크고 나서 오는 게 좋겠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아주 자연스러운 이야기였지만,
당시 다섯 살이던 나는 꽤 아쉬웠던 것 같다.
결국 그날은 피아노를 배우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인생은 종종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그 해, 아버지는 회사에서 해외 주재원 발령을 받았다.
행선지는 영국, 런던이었다.
그렇게 나의 첫 해외 생활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때는 아직 알지 못했지만,
그 변화는 내 삶의 방향을 조금씩 바꾸게 된다.
그 이후로 나는 어린 나이에 영국 런던에서의 삶을 경험하게 되었다.
다음 글에서는 그 소중한 시간들에 대해 천천히 나누어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