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의 크리스마스

by 윤 log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크리스마스

이젠 아이들도 고학년이 되었고 점점 예전만큼의 분위기를 느낄 수 없는 크리스마스

올해는 유난히 더 그런 느낌이다.

그래도 작년까지는 11월 말~12월 초엔 트리 좀 꺼내볼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올해는 다르다.

엄마가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는데도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니

아이들이 먼저 ‘엄마 우리도 트리 해야지 ‘ 먼저 얘기한다.

아! 그래 내일이 이브구나, 그제야 작은 방 옷장 맨 꼭대기에 1년 동안 동굴생활을 하던 트리를 세상밖으로 꺼냈다.

어! 이 트리가 이렇게 작았나?

아이들이 커가는 만큼 트리의 키는 계속 작아지는 느낌이다.


매년 아파트 단지에서도 테라스에 커다란 눈사람 풍선과 작지 않은 썰매를 끄는 루돌프가 코를 반짝거렸었는데

올해는 내 맘과 같은지 썰렁하다.

몇 년째 눈이 잘 내리지 않은 겨울

어렸을 때는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인데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중부지방도 눈이 많이 안 내리는 곳 중 하나이다.

최근 3~4년간은 그랬던 것 같다.

우리 집 바로 아래 수변공원은 눈이 많이 내리면 바로 썰매를 탈 수 있는 비탈길이 있어 좋은데

이젠 벌써 그리워지기까지 하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어디든 발걸음을 해야 한다.

바로 옆 동네 올해 새로 오픈한 백화점에 왔다.

요즘 핫한 주토피아를 보러 그리고 자그마한 선물도 고르러

역시나 예상대로 북적북적한 사람들 틈사이로 자리를 어렵게 잡고 떡볶이를 먹으려 30분의 시간도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하는

오늘은 크리스마스.


아빠와 아이들만 영화관에 음료 하나, 간식 하나씩을 가방 안에 폭 넣고 영화를 보러 갔다.

스타벅스에 구석 자리에 앉아 그럼 난 이제 아이패드를 꺼내서 책도 보고 뭘 써볼까, 하는 맘을 먹으려던 찰나

연말 마지막 세일이라는 쇼핑몰 알람에 못 참고 이것저것 담았던 옷들 중 처음 입어 본 패딩을

내 자리 바로 맞은편 여성분도 같은 걸 입고 있다는 걸 알아챘다 하하.. 뭔가 뻘쭘해서 주문을 하고 후다닥 다른 자리로 바꿨다.

그리고 난 지금 한가로이 이렇게 브런치 글을 쓰고 있다. 아이스 블랙글레이즈드 라테를 마시며..


카페 바로 옆 딤섬집에서는 직원이 빨간 산타모자를 쓰고 음식을 전달해주고 있다.

내 바로 앞에선 새로 산 바라클라바를 딸에게 이쁘게 씌어주며 머리 매무새를 가다듬어주고

커플 루돌프 머리띠를 한 모녀가 지나간다.


오늘이 지나면 다시 보통의 일상이겠지만

오늘만큼은 따뜻하고 서로에게 다정한 그런 날이 되길 바라본다.


-여기 간식거리들이 정말 정말 많던데…. 뭘 사갈지 리스트를 적어야겠다.

(에그타르트, 추로스, 닭강정, 베이글, 아이스크림… 은 먹고 가야지)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