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pmsing) I am nokay.
나는 아무렇지 않아요. 다만 pms(생리전후증후군) 중일 뿐입니다. 별 일도 아닌데, 정말 아무것도 아닌데, 아주 큰 일처럼 느껴지는 시간입니다. 사전적으로는 생리 3일 전부터 길게는 2주 전까지 시작할 수 있다 합니다. 가끔 제 갱년기가 어떨지 굉장히 두려워지기도 하는데요, 전 pms 기간에 정말 예민한 회색곰이 됩니다. 평소와 달리 급격하게 말수가 줄고, 짜증이 늘고, 흥미가 반감되며, 냉장고를 여는 것도 일로 여기게 될 만큼 신체적으로 피곤해집니다. 다행히 입맛은 줄어, 폭식은 하지 않습니다.
저는 심리상담가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정신분석의도 아니고요. 단지 정신분석에 관심이 있어 교양 수준으로 써놓은 책을 읽으며 '나도 모르는 나'를 배우고 있는 그냥 일반인입니다. 이런 시기(?)를 대비하여 미리 읽으면서 상황을 쉽게 해결하려는 목적도 있습니다. 나도 내 안의 있는 내가 무서우니까요. pms중인 당신은 지금 화가 나있나요? 외로운가요? 서운한가요? 아님 nokay인가요.
같은 고충을 가진 당신과 몇 가지 기술을 나누려고 합니다. 단, 똑같은 유전자를 가진 우리가 없는 것과 같이 제 방식이 터무니없이 들릴 수도 있어요(찡긋). 그냥 편히 읽고 넘기세요. 냄비받침 책처럼ㅋㅋㅋ
1. '넌 누구냐', 나를 돌아보게 되는 서적 그리고 공책과 펜
이건 임시방편용이 아니며 시간이 오래 걸리는 흠이 있지만, 내 친구도 모르는 나를 깊숙이 관찰시켜 줍니다. 그래서 pms 기간 동안 부딪히는 대부분의 상황을 이해시켜 줍니다. 물론, 매 상황이 쉽지 않습니다. 마음이 외줄 타기 하는 시간, 쑤나미급 분노에서 대서양급 깊이의 안정까지 가늠할 수 없습니다. 이때 부가적으로 필요한 도구가 바로, 공책과 펜입니다. 폰도 좋고요. 지금 상황과 심정을 쓰면서 나를 다소 식힐 수 있습니다. 의외로 별게 아닌데, 너무 과민했거나, 저는 보통 오해하는 상황이 많더라고요. 들여다보면 '내 생각이 맞아'하는 제 유아적 이드id가 판치고 있지요. 워, 워.
2. 친구 찬스
가족인데 다행히도 친구이기도 한 언니/동생/오빠/형/엄마/아빠/이모/삼촌/고모/남자 친구/여자 친구/배우자 다 상관없습니다. 고통을 대하는 우리의 방식에는 딱히 정해진 답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글로 살인과 잉태(?)를 하기에 친구 찬스는 손에 꼽지만, 그래도 필요한 경우엔, 친구에게 양해를 구하고 '내 말을 들어달라고만' 부탁하며 방백 내지 독백을 시작합니다. 제 희생양 친구들은 그 순간부터 제 안정의 닻이 됩니다. 나를 들어주고 있고, 나를 지지해주고 있는 끈을 잡은 셈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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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너는 나의 트랜스포머, 분위기 전환
물론, 위에 제시한 한 가지로만 불안정한 '지금'의 상태를 벗어날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저는 샤워를 합니다. 뜨거운 물이 주는 시원함. 청량한 기운을 다시 돋우면, 더불어 머리가 맑아집니다. 제 둘째언니는 코인 노래방에서 소리 지르다 오고, 큰언니는 사이클을 30분 동안 몰입해서 타고 땀을 흘립니다. 어떤 친구는 하루 종일 전화를 끄고 미드나 일드를 완주하기도 하고요. 아예 잠만 자는 친구도 있습니다.
예전 요가 수업에서 아이유베다ayurveda를 배울 때 제가 공기 성질의 바타vata와 불의 성질인 피타pitta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나: 저는 바타와 피타를 가지고 있는데, 혹시 제가 화가 나 있을 때는 어떻게 하는 게 도움이 될까요?
강사님: 제일 좋은 건 물이니다. 찬물을 마시건, 수영, 샤워를 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거예요.
답이 기대와 달리 너무 쉬워서 당황했지만, 충분히 납득이 갑니다. 전 그래서 욕조로 직행합니다.
4. 들이쉬고, 들이쉬고, 들이쉬고, 참고, 내쉬고 내쉬고 내쉬고 내쉬고 내쉬고
눈치채셨나요? 명상입니다. 저는 숨을 이용하며 명상하기를 즐깁니다. 때에 따라 눈을 감고 해변이나 논밭(시골에서 자랐기에)에 있는 상황을 시각화하기도 합니다. 전 이번 pms에 명상으로 제 불을 껐습니다. 쉽지 않아요. 하지만 죽을 만큼 어려운 것 또한 아닙니다. 그죠?
절대 쉽지 않은 길, 하지만 누구나 가는 길입니다. 위에 제가 소개해드린 방법은 굳이 pms 중일 때가 아니더라도 스트레스와 맞닥뜨릴 때도 도움을 발휘할 것입니다. 오늘 저의 기록은 그저 같은 선상 당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여자라서 유난을 떠는 것이 아닙니다. 호르몬 변화로 벌어지는 이 일련의 사건을 제 자신에게 경보를 해줘야 하고(넌 미치지 않았어ㅋ), 더불어 이런 '지금'의 저를 '그'가 잠시 동안 이해심으로 배려해주기를 부탁해야 할 때입니다.
오늘의 pms 일기(日氣&日記), 흐리다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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